흰 두루마기에 동그란 안경이라는 이미지의 백범 김구
그가 일본의 패전과 우리의 해방 소식에 기뻐하지않은 이유는!?
한없이 이상주의자같다가도 누구보다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하던
백범 김구가 진정으로 바라는 독립이란 무엇 이었을까?
역사 칼럼니스트 권경률과 함께 시시콜콜 파헤쳐보는 백범 김구 이야기!
<백범일지>, 나의 소원, 1947년
네 소원이 무엇이냐 하고 하나님이 내게 물으시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대한독립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다음 소원은 무엇이냐 하면 나는 또,
“우리나라의 독립이오.” 할 것이다.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는 세 번째 물음에도 나는 더욱 소리를 높여서,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백범일지>, 일제의 항복, 1945년 8월 15일
그 날은 섬서성 축소주 주석의 사랑에서 저녁을 들었다. 날씨가 무척 더운 때여서 접객실에서 수박을 먹으며 담화하는 중에 홀연히 전화벨이 울렸다. 놀란 듯 자리에서 일어난 축 주석은 중경에서 무슨 소식이 온 것 같다며 전화실에 들어갔다가 뛰어나왔다. 그가 외쳤다.
“왜적이 항복했답니다!”
나는 이 소식을 들을 때 희소식이라기보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는 느낌이었다. 몇 년을 애써서 참전을 준비했다. 산동반도에 미국의 잠수함을 배치하여 서안훈련소와 부양훈련소에서 훈련받은 청년들을 조직적 계획적으로 각종 비밀무기와 무전기를 휴대시켜 본국으로 침투케 할 계획이었다. 국내 요소에서 공작을 개시하여 인심을 선동하며, 무전으로 통지하여 비행기로 무기를 운반해서 사용하기로 미국 육군성과 긴밀한 합작을 이루었는데 한 번도 실시하지 못하고 왜적이 항복한 것이다. 이제껏 해온 노력이 아깝고 앞일이 걱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