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에는 빌려준 돈도 못받고, 죄인도 풀어준다니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진짜로 있었다!?
그리고 지난 시간에 이어 2018년을 맞이하는 윷점 퍼레이드~
그 충격적인 결과를 방송에서 확인하세요!
홍석모,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음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날인 섣달그믐에 조정에 나가는 신하로서 2품 이상과 시종들은 대궐에 들어가 묵은해 문안을 드린다. 양반들도 집에서 사당에 배알한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은 친척 어른들을 두루 방문한다. 이를 ‘묵은세배’라고 하는데 덕분에 초저녁부터 밤중까지 골목마다 등불이 줄을 이어 끊이지 않는다.
민가에서는 섣달그믐 밤에 집집마다 방, 마루, 다락, 부엌에 모두 기름등잔을 켜놓는다. 등잔은 흰 사기접시에 (기름을 담고) 실을 여러 겹 꼬아 만든 심지를 올려놓은 것이다. 이 등잔을 외양간과 변소에까지 켜서 대낮처럼 환하게 해놓고 밤새도록 자지 않는다. 그것을 ‘수세(守歲)’라고 부른다.
섣달그믐 밤에 잠을 자면 두 눈썹이 모두 센다는 속담이 전해 내려오는데 어린아이들은 대개 이 말에 속아 잠을 자지 않는다. 어쩌다가 자는 아이가 있으면 다른 아이가 분가루를 그 눈썹에 발라놓고 다음날 거울을 보게 하여 놀려주고 웃는다.
홍석모,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대궐 안에서는 섣달그믐 전날부터 대포를 쏘는데, 한 해를 마친다는 뜻에서 ‘연종포(年終砲)’라고 한다. 북과 바라를 치는 것은 곧 옛날 전염병 귀신을 쫓던 나례의식의 흔적이다. 섣달그믐 밤과 설날 아침에 폭죽을 터뜨리는 것도 같은 의미다.
한편 섣달 초하루에는 이조에서 관리 중에 파면되었거나 벼슬이 강등되었던 자들의 명단을 작성해 임금에게 올리는데 이것을 ‘세초(歲抄)’라고 한다. 임금이 세초에 적힌 관리 이름 아래에다 점을 찍으면 해당자는 다시 기용되거나 벌이 감해진다. 이는 임금이 관대한 정치를 펴기 위해 과거의 잘못을 없애주는 은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