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채널 권경률

낭독 한국사 46회 ‘1987, 역사를 바꾸는 공감의 힘’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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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감추려는 자와 밝히려는 자의 싸움
영화같은 역사를 써내려 간 보통의 영웅들.
군사독재에 맞선 대한민국의 ‘진실’을 낭독하는 시간!
역사칼럼니스트 권경률, 한학자 정정기와 함께 ‘역사해요~!’
권경률.. ‘1987, 역사를 바꾸는 공감의 힘’
“이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 가족 생각은 안 해요? 그날이 온다고요? 헛된 꿈 꾸지 말고 정신 차리세요.”
“나도 그러고 싶어. 그런데 그럴 수 없어. 마음이 아파서.”
영화 ‘1987’에서 극중 연희와 한열이 나누는 대화다. 1987년 그들을 움직인 건 북(北)의 지령을 받은 간첩단도, 몰래 읽은 마르크스레닌주의 사상서도 아니었다. 마음이 아파서다. 마음이 아파서 한열과 연희가, 학생들과 넥타이부대가, 시민들과 중산층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한열이 노래한 ‘그날’은 정말 올까?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서 출발해 반(反)독재 국민항쟁으로 치달은 그 뜨거운 역사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현대사의 주요 사건을 모티브 삼아 드라마틱한 상상력을 펼쳤다는 점에서 ‘1987’은 사극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30년도 더 지난 영화 속 장면들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관객들이 직접 발을 담근 드라마이고, 작금의 현실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역사이기 때문이다.
권경률.. ‘1987, 역사를 바꾸는 공감의 힘’
1987년 들불처럼 번진 국민항쟁의 발화점은 슬픔과 분노였다. 1월 14일 서울대생 박종철이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물고문을 당하고 목숨을 잃었다. 그는 단지 경찰에게 쫓기던 선배를 만나고 재워줬을 뿐이었다.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를 불법적으로 죽이고도 전두환 정권의 하수인들은 진상을 감추고 거짓말을 늘어놓기에 급급했다.
“수사관이 책상을 ‘탁’ 치니 박군이 ‘억’ 하고 죽은 겁니다.”
1월 17일 경찰이 청와대와 안기부의 지시를 받고 내놓은 궤변이다. 이미 언론을 통해 미심쩍은 죽음에 대한 의혹이 기사화되고, 부검 결과 물고문 도중 질식사한 것이 밝혀졌는데도 치안본부는 ‘심장마비’라고 발뺌했다. 온 나라에 슬픔이 안개처럼 깔리고, 분노가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재야단체와 야당에서 연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독재정권은 경관 2명을 구속하는 선에서 ‘두루뭉술’ 매듭지으려 했지만, 국민의 민주화 요구는 거세졌고 대통령 직선제 개헌 논의가 다시 불붙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전두환 대통령은 ‘4.13 호헌조치’를 발표하며 맞불을 놓았다. ‘체육관 선거’로 대통령을 뽑는 기존 헌법을 고수함으로써 독재를 이어가겠다는 것. 그것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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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채널 권경률By c7plann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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