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채널 권경률

낭독 한국사 4회 '경성스캔들: 1920년대 모던의 탄생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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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문명과 자유평등 정신으로 대표되는 근대사회(Modern Society).
1876년 강화도 조약, 1894년 갑오개혁을 거치며 새로운 체제를 만들었지만
일제의 식민통치로 인해 어둡고 힘겨운 근대사회를 지나야 했던 대한제국.
3.1운동으로 일제의 식민통치가 무단통치에서 문화통치로 전환된 1920년,
당시의 영화, 방송, 음악 등을 통해 우리나라의 근대 사회에 대해 시시콜콜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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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1) 동아일보 1929년 10월 3일
널따란 길 옆에 하늘 찌를 듯 서 있는 빌딩 빌딩!
도시의 가을은 빌딩 사이로 스며든다.
눈부시게 장식해 놓은 데파트멘트 스토아의 쇼윈도.
그 아래 모여드는 관중 관중!
도시의 가을은 쇼윈도 안에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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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2) 이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개벽> 1926년 6월호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게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 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찐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보다
그러나 지금은 –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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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3) 나혜석, ‘이혼고백서’, <삼천리> 1934년 8-9월호
조선의 남성들아, 그대들은 인형을 원하는가?
늙지도 않고 화내지도 않고
당신들이 원할 때만 안아주어도 방긋방긋 웃기만 하는 인형 말이오.
나는 그대들의 노리개를 거부하오.
내 몸이 불꽃으로 타올라 한 줌 재가 될지언정,
나의 피와 외침이 이 땅에 뿌려져
언젠가 먼 훗날 우리 후손 여성들은
좀 더 인간다운 삶을 살면서 내 이름을 기억할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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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채널 권경률By c7plann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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