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채널 권경률

낭독 한국사 67회 ‘김신부부전, 처녀총각 혼사까지 챙긴 임금님’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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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매하고 혼수까지 챙겨주며 처녀총각 혼사를 챙긴 정조 임금은 집념!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결혼시켜야만 했고 그걸보고 사람들은 뭐라고 떠들었는지~
역사 칼럼니스트 권경률이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이덕무, <아정유고>, ‘김신부부전’
한성부에서 주상에게 아뢰었다. 주상이 기뻐하며 말하였다.
“한 남자와 한 여자라도 제 곳을 얻는 것이 예전부터 어려운 일인데, 김씨ㆍ신씨 부부처럼 기회가 교묘하게 들어맞아 기이한 것은 있지 않았다.”
이어서 호조 판서(戶曹判書) 조정진(趙鼎鎭)ㆍ혜청당상(惠廳堂上) 이병모(李秉模)에게 일렀다.
“두 집의 혼례를 두 경(卿)에게 부탁한다. 조경(趙卿)은 희집을 아들같이 보고 이경(李卿)은 신씨를 딸같이 보고, 또한 각각 두 집을 위하여 혼서(婚書)를 대신 지으라. 무릇 채단ㆍ폐백ㆍ관ㆍ신ㆍ비녀ㆍ가락지ㆍ치마ㆍ저고리ㆍ이불ㆍ요ㆍ대우(敦盂)ㆍ반이(盤匜)ㆍ주료(酒醪)ㆍ병이(餠餌)ㆍ역막(帟幕)ㆍ병장(屛障)ㆍ문연(紋筵)ㆍ갑촉(匣燭)ㆍ향해(香孩)ㆍ장렴(粧奩)ㆍ지분(脂粉) 등 세세한 것과 안마(鞍馬)ㆍ도례(徒隷)의 호위하는 것과 의식 차리는 제구를 모두 하사하니, 왕의 말을 믿게 하자는 것이다. 마음을 다하여 판비하라.”
내각검서(內閣檢書) 이덕무(李德懋)에게도 명을 내렸다.
“이 같은 기이한 일에 아름다운 전(傳)이 없을 수 있느냐? 네가 한 통을 기록하여 김씨ㆍ신씨 부부의 전을 만들어서 아뢰라.”
12일 새벽에 닭이 운 뒤에 붉은 비단과 푸른 비단 각각 한 끝을 말아 청 홍실로 가로세로 묶어서 검붉은 함에 넣은 다음 위유쇄(葳蕤鎖)를 붙이어 붉은 보자기로 싸고 보자기 네 귀를 모아 서로 연결하여 맺고 근봉(謹封)이라 써서 신씨에게 보냈다.
해가 한나절이 되매 희집이 소세하고 빗질하고 귀밑털을 걷고 수염을 쓰다듬고 그림자를 돌아보며 모양을 익히고, 섬사포(閃紗袍)ㆍ반서대(班犀帶)ㆍ오모(烏帽)ㆍ경화(麖韡)를 갖추고 백마 누금안(鏤金鞍)에 앉아 어깨는 으쓱하고 등은 곧고 얼굴빛은 엄숙하여 한눈을 팔지 않고 천천히 가니, 안부(雁夫)는 앞에 있고 유온(乳媼)은 뒤에 있고, 청사초롱과 홍사초롱 쌍쌍이 앞에서 인도하고 경조(京兆) 오부의 서리(胥吏)ㆍ조례(皁隷)는 좌우에 옹호하여 의절이 엄숙하였다.
신씨 문에 다다라 말에서 내려 전안(奠雁)하고 초례석에 들어서니, 신씨가 선명하게 단장하여 취교(翠翹)ㆍ금전(金鈿)ㆍ궤보요(簂步搖)를 갖추고 연꽃 무늬로 수놓은 홍치마를 입고 주락선(珠絡扇)으로 얼굴을 가리고 공손히 교배하니 질서정연하여 어그러짐이 없다.
장파(粧婆)가 붉은 실을 끌어 교배잔을 세 번 마시게 하고 아름답고 길한 말로 축복하니, 부부가 일어나서 포방(鋪房)으로 들어갔다.
이덕무, <아정유고>, ‘김신부부전’
이웃 마을까지도 서로 아름답게 여기고 칭송했다.
“김군이 나이가 장성하여 마음 갖기를 더욱 바르게 하여 굳게 지키고, 신씨는 유순하고 용모와 거동이 넉넉하고 복스럽더니 하루아침에 이 팔자를 정해 주시고, 재상이 혼인을 주장하여 엄연히 훌륭한 부부가 되었으니 은혜로운 영광과 기쁜 기운이 가문과 거리에 넘치는도다. 저 언약을 배반한 자는 자멸하는 자취를 남긴 것뿐이니 그것도 역시 천명이다. 대개 그 사는 지명이 반석(盤石)이고 마을 이름이 반송(蟠松)이니 아름다운 징조가 우연이 아니다. 그 수고(壽考)와 복록이 무성하고 공고하기가 돌이 편안한 것 같고 소나무가 굴곡한 것 같을 것이다.”
이덕무(李德懋)는 말한다.
옛말에 ‘임금의 마음은 하늘과 서로 통한다.’ 하였으니 어찌 그러한 것이 아닌가? 화기가 상서를 부르는데 화로 인도하는 것은 윗사람에게 있다. 어찌 그러한가? 금상(今上)께서 상천(上天)에 응하시어 어두운 것은 밝혀 주고 억울한 것을 풀어 주며, 불쌍히 여겨 덮어 주고 은택으로 적셔 주어 물건마다 이루지 않는 것이 없다.
여러 번 징험하건대 봄여름 사이에 백성들이 비를 바랄 때 한 어진 정사를 베풀면 기우제를 기다리지 않고 비가 곧 내리었다. 대저 김씨ㆍ신씨의 혼인 중매가 정하여지자 비가 즉시 패연(霈然)하게 내렸으니, 하늘과 사람이 서로 감응하는 것이 이와 같이 빠르다.
그러므로 조야(朝野)가 말하기를 ‘지치(至治)의 세상이다’라고 하였다. 대개 삼대(三代) 적에 하늘에 빌어 천명을 길게 한 것이 또한 화기를 인도하고 앙양하는 데에 불과할 뿐이었다. 아! 아름답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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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채널 권경률By c7plann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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