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채널 권경률

낭독 한국사 68회 ‘엄마, 어머니, 위대하지만 고단한 그 이름’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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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떡을 썰테니 너는 글씨를 써라~’ 대한민국 누구나 알고 있는 한석봉 어머니의 명대사! 그런데… 이 감동적인 이야기가 가짜였다!?
소위 ‘자식 덕 본’ 어머니들의 숨겨진 진짜 이야기가 알고싶다면~ 권경률, 정정기의 낭독한국사에서 들어보시죠!
이원명, <동야휘집(東野彙輯)>
황해도 개성에 한석봉이라는 소년이 어머니와 같이 살고 있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어머니가 떡을 만들어 팔며 근근이 생계를 이었다. 가난한 집안 형편 탓에 석봉은 다른 아이들처럼 글을 배우러 다닐 수 없었다. 석봉은 손가락으로 땅 위에 글씨를 쓰며 혼자 놀았다.
어느 날 길을 지나던 노인이 석봉의 범상치 않은 글씨에 탄복하고 칭찬했다. 이 사실을 안 어머니는 아들이 글씨를 공부할 수 있도록 영암의 절에 보냈다. 석봉은 작별을 슬퍼했지만 어머니는 ‘앞으로 10년 동안 집에 올 생각 말고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모질게 돌아섰다.
석봉은 글씨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어머니가 그리운 나머지 3년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어머니는 반가워하기는커녕 오히려 ‘10년이 되려면 아직 멀었는데 왜 벌써 왔느냐?’고 꾸짖었다. 석봉은 ‘글씨는 이미 터득했으니 지금부턴 어머니를 모시겠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석봉의 말에 어머니는 ‘네가 얼마나 글씨를 잘 쓰는지 보자. 나는 떡을 썰 테니 너는 글씨를 써보아라.’며 호롱불을 껐다.
얼마 후 불을 켜보니 석봉이 애써 쓴 글씨는 삐뚤빼뚤했지만 어머니가 썰어 놓은 떡은 크기가 똑같았다. 석봉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어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다시 절로 돌아갔다. 어머니를 생각하며 글씨 공부에 전념한 한석봉은 마침내 조선 최고의 명필이 되었다.
이이, <선비행장(先妣行狀)>
어머니의 휘는 모(某)로 진사 신공(申公)의 둘째 딸이다. 어렸을 때에 경전(經傳)을 통했고 글도 잘 지었으며 글씨도 잘 썼다. 또한 바느질도 잘하고 수놓기까지 정묘(精)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아버지에게 시집을 오게 되자 진사 신공이 말하기를, “내가 딸이 많은데 다른 딸은 시집을 가도 서운하질 않더니 그대의 처만은 내 곁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네 그려.”라고 하였다.
어머니께서 고향을 떠날 때에 외할머니와 울면서 작별하였다. 대관령 중턱에 이르러 강릉 땅을 바라보고 쓸쓸히 눈물지으며 다음과 같이 시를 지었다.
[대관령을 넘으며 친정을 바라보다 踰大關嶺 望親庭]
늙으신 어머님을 고향에 두고 慈親鶴髮 在臨瀛 / 서울을 향해 홀로 가는 이 마음 身向長安 獨去情 / 돌아보니 북촌은 아득도 한데 回首北村 時一望 / 흰 구름만 저문 산을 날아 내리네 白雲飛下 暮山靑
한성에서는 수진방(壽進坊)에 살았는데 이때에 할머니는 늙어 가사를 돌보지 못하였기에 어머니가 맏며느리 노릇을 했다. 아버지는 성품이 호탕하여 살림을 돌보지 않았으므로 가정 형편이 매우 어려웠는데, 어머니께서 절약하여 윗분을 공양하고 아랫사람을 길렀다.
어머니는 평소에 묵적(墨迹)이 뛰어났는데 일곱 살 때 안견의 그림을 모방하여 산수화를 그린 것이 아주 절묘하다. 또 포도를 잘 그렸는데 따를 수 있는 사람이 없다. 그 그림을 모사(模寫)한 병풍이나 족자가 세상에 많이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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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채널 권경률By c7plann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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