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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고려편 17회] 혼혈 왕자의 탄생. - '충'자가 붙은 문제적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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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간섭기, 황제에서 왕으로 떨어진 고려의 왕들>
차례차례 권력을 독차지하는 무신들과 강력한 힘으로 밀고 내려오는 원 사이에서 눈치만 보고 있던 허수아비 고려 황제 원종이 결단을 내렸습니다. 무신정권의 힘이 약해진 틈을 타 원의 쿠빌라이에게 세자를 보내 항복 의사를 전달한 것이죠. 그리고 끊임없이 요청하여 원 황실의 사위 나라 즉, 부마국의 지위를 얻어냈습니다. 이로써 원과 고려의 관계는 완전히 복속되지도 않고 또 완전히 독립적이지도 못한 미묘한 파트너 관계가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두 나라의 지위는 같을 수 없었기에 고려는 황제를 칭하던 나라에서 왕을 칭하는 제후국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까지 쓰던 ‘○종’이라는 이름 대신 원에 충성한다는 ‘충○왕’이라는 이름을 써야 했습니다. 이들은 부인인 원의 공주와 함께 고려로 들어왔는데 대체로 사이가 좋지 않아 정치적으로나 생활면에서 많은 간섭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점차 정치나 백성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고 개인의 즐거움에 빠져들었습니다. 특히 원이 문제가 있을 때마다 왕위를 거두고 다시 원으로 불러들였다가 또 다음 왕이 문제를 일으키면 다시 왕으로 앉히기를 반복하여 일관된 정치를 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하였답니다.
<원에서 고려로, 충선왕의 원격 정치>
충렬왕의 아들 충선왕은 어머니 제국대장공주가 죽자 고려로 들어와 아버지의 총애를 받는 사람들을 몰아내고 권력을 잡았습니다. 제국대장공주가 죽으면서 충렬왕은 원 황실 내의 지위를 잃었지만 충선왕은 원 황제가 외할아버지였으므로 원 황실 내에서도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충선왕 역시도 부인과 사이가 좋지 않아 금방 다시 원으로 불려갔지만 원 황실 내에서의 지위를 십분 활용하여 원 황위 계승 다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여 더욱 공고한 지위를 확보하였습니다. 이후 충선왕은 다시 한 번 고려왕이 되었는데 이때에는 즉위식만 고려에서 치른 뒤 곧바로 원으로 돌아가 ‘전지정치’를 했습니다. 원에서 편지를 보내 정치를 한 것이지요. 충선왕은 낯선 세력들이 있는 고려보다는 어린 시절을 보내고 또 그 지위를 인정받았던 원이 더욱 편안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자꾸 바뀌는 왕, 고려에는 돌아오지도 않는 왕, 뭐 하나 제대로 할 수 없어 결국 유흥에 빠진 채 백성은 외면하는 왕들의 시대를 지내는 동안 고려에서 고구려를 계승한 강한 나라가 되겠다는 포부는 읽을 수 없게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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