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는 분명 우리 역사인데, 중국도 러시아도 발해 역사를 자국 역사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 역사 논쟁의 한 가운데 있는 나라입니다. 우리는 고구려 유민인 대조영이 나라를 세웠기 때문에 발해 역사를 우리 역사라고 하지만 중국에서는 말갈족이 세운 지방 정권의 하나라고 하고, 러시아는 발해가 터를 잡고 살았던 영토를 가지고 있으므로 러시아의 역사에서도 다루어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발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발해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그들의 민족구성에 대해 논하곤 합니다. 지배층은 고구려 유민, 피지배층은 말갈족. 이렇게 배우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미 고구려가 한반도 북쪽으로 영토를 넓히면서 일부 유목민족을 포용하고 받아들이기도 했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발해를 구성한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고구려의 후예라는 공감대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또한 발해가 일본에 보낸 국서에는 스스로를 ‘고려국왕’이라고 칭했던 것을 미루어 보면 발해는 자신들이 고구려를 이어받았다는 인식을 분명히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발해가 스스로 고구려에서 지금으로 이어지는 우리 역사를 선택한 셈이지요. 당의 지배와 추적을 뿌리치고 스스로 나라를 세우고 스스로 자신들의 역사를 결정한 해동성국 발해, 우리가 조금 더 공부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할 우리 역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