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머문 바 없이 그 마음을 낼 지니라”
이 말씀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도 충격이지만, 불교사의 우뚝한 큰 어른이신 혜능대사가 출현하게 된 계기가 된 것으로 유명합니다. 육조 혜능이라는 분은 ‘육조단경’이라는 책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조계종이라는 명칭이 바로 이 분이 계셨던 조계산에서 유래했을 만큼 지금까지 엄청난 영향력을 갖는 분입니다.
어느 날 나무 한 짐을 주문받고 찾아간 찻집에서 손님이 책 읽는 소리에 인생의 전환점을 맞습니다. 그책은 바로 금강경이었고, 심신을 떨게 만든 구절은 “마땅히 머문 바 없이 그 마음을 낼지니라[應無所住 而生其心]” 하는 말씀이었던 것입니다.
청정한 마음은 순수한 마음, 부처님생명인 마음, 절대 마음이지요. 이런 마음은 색성향미촉법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머무르는 것은 어떤 것에 조건을 부여해서, 집착하고, 그것의 지배를 받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마음을 낼 때, 내 밖의 객관세계가 나에게 제공하는 조건에 따라서 나의 마음이 이랬다 저랬다 합니다. 이는 색성향미촉법의 지배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남이라는 객관세계를 설정하고 거기에 끄달려서 내 마음이 변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나에게 나쁜 짓을 하는 저 사람은 눈으로 보여지는 형상일 뿐입니다. 욕을 하더라도 그 욕은 소리로 들리는 것일 뿐입니다. 반야심경에도 나와있듯이 색성향미촉법은 참으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