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돈 봉투 파문이 여야에서 동시에 번져가고 있다. 몇 가지 관전 포인트를 짚어보자.
고승덕 의원은 배신자인가?
고승덕 의원이 한나라당의 배신자라면 한나라당 비대위의 칼날은 고승덕 의원을 겨냥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칼끝은 박희태 의장을 향하고 있다. 한나라당 비대위는 박희태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조직 안에 머물면서 내부고발을 하면 시쳇말로 왕따가 되며 배신자로 낙인 찍혀야 하나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이렇게까지 뒷통수를 쳐도 되는 거야?’라는 아우성도 나오지 않는다.
절묘한 타이밍이다. 지금 고승덕 의원을 욕했다가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에 의해 찍어낼 사람으로 찍히기 십상이다.
또 한나라당 밖의 누구라도 고승덕 의원을 비난하면 구태의연한 정치비리를 옹호하는 자가 되어 버린다.
양심에 따른 내부고발일 경우 당사자도 심리적 위축을 겪는다.
‘내가 너무 한 건 아닐까’, ‘남들이 나를 보며 한 번 배신한 인간은 언제고 또 배신한다며 인간 자체를 불신하면 어쩌지’라는
고립감이 깊어진다. 혼자서 견디어 내기 힘든 상황에 놓인다. 고승덕 의원은 현재 표면상으로는 함께 나서주는 사람 없이 혼자이다.
고승덕 의원의 표정을 잘 읽어보자.
혼자 해내는 것 치고는 너무 잘 견디고 당당하다면 배후와 조력자가 있을 거로 유추할 수도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