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욱 기자수첩[김현정의 뉴스쇼 2부]

[03/14 수요일]F 세대 ,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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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서 종종 F 세대에 대한 담론들이 펼쳐지고 있다. 흔히 베이비 부머 세대(1955년 ~ 1963년 출생)를 이야기 하는데 F 세대는 그 다음 베이비 붐 즉 2차 베이비 부머 세대 (1966년 ~ 1974년)에 속하는 40대들을 일컫는다.
F 세대 그들이 온다
우리 사회 분류로는 386 세대의 끝물 쯤 부터 시작되는 세대이다. 이 세대는 군부정권에 대항한 민주화 운동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대학생이나 청년으로서 사회에 눈 뜨기 시작했다. 이어 직장 잡고 결혼할 무렵에 IMF 환란위기를 만났다. 겨우 결혼해 아이 낳고 잘살아 보려 했으나 사교육 열풍이 불면서 아이들 유치원 보내는 일부터 벅차기도 했다. 부동산 거품이 계속 커지는 것을 보면서 빚을 얻더라도 더 늦기 전에 집을 장만하고자 무리를 했다가 상투를 잡고 허망해진 세대이기도 하다. IMF를 겪은 뒤 한숨 돌릴 만 한 장년기에 다시 리먼브라더스 사태를 맞이한 ‘하우스푸어’가 F 세대에 몰려 있다.
그런데 체질이나 문화적으로 50대 하고는 확실히 이질감이 있다. 우선 박정희 정권 시절에 대한 우울한 기억이 없다. 민주화운동의 막바지여서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의 386 세대 고참들과 동질감이 강하지도 않다. 그래서 소녀 시대도 좋아하고 아이유에게도 열광하는 삼촌들이다.
F 세대의 ‘F’ 는 ‘Forgotten’, ‘Fire’, ‘Facebook’, ‘Formidable members’를 두루 의미한다.
한동안 정치 사회적으로 잊혀졌던 세대,
50대인 베이비 부머 세대, 20대 88만원 세대, 10대 살인경쟁세대에 의해 가려져 있었지만 한쪽에서 분노를 키워 온 세대,
50대 60대와는 다르게 페이스 북 등 SNS로 무장되어 있고,
머리 수가 많아 뭉치면 엄청난 유권자 층이 되는 세대가 F 세대이다.
F 세대의 정치적 의미
베이비붐 세대는 어느덧 하나 둘 세상을 뜨기 시작했기 때문에 실제로 F 세대가 인구로는 베이비붐 세대보다 50만 명 정도 더 많은 750만 명이 된다고 한다. 40대인 이들이 2030세대하고 합쳐지면 전체 유권자의 51%나 된다.
그리고 베이비 붐 세대는 이제 은퇴가 시작됐지만 F 세대는 앞으로 10년 간 우리 사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세력이 된다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정치사회적 주제이다.
복지라는 가치와 이슈에 눈을 뜬 것도 F 세대이다. 386의 선배 주류 세력과 정치적으로 구분되는 것이 이 부분이다. 386 주류세대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세우기 위해 민주화 운동에 치중했다면 F 세대는 선배들이 미처 손대지 못한 생활 민주주의의 영역을 정치의 중심에 가져다 놓았다는 분석이다. 역사적 사명, 사회의식에서 붙잡혀 있던 운동권 선배들과 달리 행복이란 가치를 중요시하는 만큼 성취욕은 강하다고 평가들 한다. 사회 초년병 시절 IMF를 겪으면서 이념 투쟁이라는 추상적 가치보다는 경제적 실용적 가치, 개인의 행복과 개성, 자유를 더 심각히 생각하게 된 게 당연하기도 하다.
386 세대는 민주화운동에 열심이었지만 마침 3저 호황으로 경기가 좋아 취직은 잘 됐다. 하지만 F 세대는 사회 진출을 맞아 가장 먼저 들은 이야기가 노동의 유연성, 상시적 구조조정, 비정규직 전환 ...... 이런 것들이다. 88만원 세대와 이어질 수 있는 공감대가 그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난 18대 총선거에서 뉴타운 공약이 먹혔던 것이고, 경제를 살리겠다는 CEO 출신 대통령 후보 이명박 후보의 747 공약이 노년층 뿐 아니라 중장년층에도 광범위하게 먹혔던 것이다. 그러나 747 공약, 뉴타운 공약이 실패로 끝나면서 복지에 대한 강한 요구와 보궐선거에서의 여당의 참패가 이어진 것이라고 본다.
당신은 어떤 이야기의 일부인가?
그러면 과연 F 세대가 이 나라를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갈 수 있게 길을 열 것인가?
역사의식이나 사회참여에서 386보다 못하다, 이미 사회의 중진이 되어 신자유주의 경쟁 구도 속에 들어가 실적에 쫓기고 있다, 기득권에도 다가섰는데 사회 개혁과 쇄신에 자신들을 내던지겠는가 ...... 라는 의구심들이 제기되기도 한다. 간단히 말해 투쟁에는 익숙하지 않은데 민주주의에는 익숙한 F 세대를 두고 가져볼만한 의문이긴 하다. 반대로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과 헌법적 자유, 시민의 권리가 침해됐다고 생각되면 뛰쳐나올 세대라고 볼 수도 잇다. 거기에 SNS로 무장되어 있다. 문제는 어떻게 불을 붙이느냐 하는 것.
2002년 노사모 돌풍 때 30대 청장년들이 F 세대이고, 2004년 탄핵반대 때 한 번 더 뭉쳤고, 2008년 촛불시위와 2009년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 뭉쳤던 경험들이 F 세대에 축적되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F 세대가 스스로의 역사적 위치를 인식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이 총선 대선에 맞물려 있다는 점도 주의 깊게 살펴 볼 일이다.
正義론의 유명한 석학, 알레스데어 매킨타이어는 이렇게 충고한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라는 물음에 답하려면
그 전에 나는 어떤 이야기의 일부인가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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