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동안 진전된 권력 비리 관련 언론 보도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1.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
사전구속영장 청구, 오늘 밤 결정될 듯
최시중 다음달 14일 '심장수술' 예약.
(비리혐의로 수사를 받고 재판에 회부되면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은 흔히 병실에 가 드러눕거나 마스크 쓴 채 휠체어 타고 나타난다. 한결같이 보수 진영이라 할 사람들, 왜 진보개혁 진영 사람들은 병원을 기피하는 걸까?)
2. 박영준 전 차관.
검찰, 박영준 청탁전화 받은 강철원 前서울시 실장 소환 통보,
박영준 혐의 서울시 인허가 개입 집중
3. 이번에도 ‘영포라인’
구룡포 라인 주목 구룡포중고등학교 동창 인맥
4. 다음은 뭘까?
4대강 사업과 관련된 각종 비리들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한국환경공단과 관련 건설사들을 압수수색한 결과가 곧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후보 시절 선거대책위원회 소속 한반도대운하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인물.
5. 최근 언론의 각종 비리의혹 관련 보도에서 눈에 띄는 흐름은?
당연히 이명박 대통령 측근들만 등장하고 박근혜 위원장 측근들은 지워지고 있는 중. 그래서 박근혜 대표 측근들을 중심으로 최근 상황을 점검해 보자.
친박 당선자 비리의혹 열전
제수 성추행 및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형태 당선자 (탈당).
28일 포항 남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자신의 지역구가 아닌 서울에 유사 선거 사무실을 차려 놓고 전화 선거운동을 벌인 혐의를 일부 인정했지만 성추행과 관련된 부분은 모두 부인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사전구속영장이 다시 청구될 예정이다.
김형태 당선자의 선거 승리는 ‘포항스럽다’, ‘성누리당’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특히 피해자의 기자회견, 김형태 후보 반박 기자회견, 성폭행 미수 입증 녹취록 공개까지 진행되고 김형태 후보의 이름과 사진까지 공개됐는데도 끝까지 익명으로 짤막하게 처리해 온 일편단심 포항 KBS에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다른 언론은 이 사건을 ‘제수 성추행 의혹 사건’으로 부르지만 포항 KBS는 ‘아픈 가족사’라고 표현한다고 ..... 그도 아프고 너도 아프냐?.
논문 표절을 넘어 복사 대행의 의혹을 사고 있는 문대성 당선자(탈당)
현재 언론 접촉을 피하고 있고 지난 25일 부산지역 언론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국민대는 이르면 6월 말,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문대성 당선자의 논문 표절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국민대의 결과가 나오면 IOC 윤리위원회에서 그의 징계여부를 논의한다. 표절 Plagiarism의 어원 라틴어 Plagiarius가 유괴범을 의미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표절에 엄격한 서구의 윤리의식이 이해가 쉬울 듯.
또 다른 친박 유재중(부산 수영구) 당선자도 성추문 의혹과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된 상태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성추문과 논문표절 의혹이 함께 제기된 인물로는 충북 청주 상당구 당선자인 정우택 전 충북 지사가 있다. 본인은 친박이라고 주장하나 친박 쪽에서는 ‘글쎄?’인 인물. 도지사 출신이라 지역 언론들이 워낙 입을 다물고 배려 해 줘 총선 중에도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성추문 내용은 도지사 재임 때 청년 경제인들과 제주도로 골프 여행을 갔고, 회식 후 여종업원과의 잠자리를 제공했다는 성 매수 의혹 건이다.
그리고 민주당 측이 제기한 박사학위 논문표절 의혹은 1991년 하와이 대학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이 표절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논문의 원저자인 미국 센디에이고 주립대의 로저 프란츠 교수는 명백한 표절이라며 유감을 표명하는 이메일을 보내왔다는 내용.
(새누리당은 이밖에 강기윤(창원을), 염동열(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신경림(비례대표)도 논문표절 의혹이 제기된 상태이다. 민주당 당선자로는 정세균 의원이 제기돼 있다.)
박근혜 대표는 공천 과정에서 문대성 당선자와 제수 씨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태 당선자의 문제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지난 25일 사과했다.
눈물로 끓인 어머니의 뱅어국이라면?
추문과 표절없는 인물로 제대로 공천이 이뤄지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아무래도 부모.형제.친지.친구들이 출마를 말려줬으면 한다. 가장 잘 알고 있을 것 아닌가.
조선조 현종 때 호조판서를 지낸 인물 중에 김좌명(金佐明)이 있다. 나름 강직하고 사리에 밝아 공직자 부정부패를 없애 나라의 기강도 바로 세웠고 국가 재정도 튼튼히 했다는 좋은 평을 듣는 재상이다. 구한말의 언론인 장지연이 쓴 ‘일사유사(逸士遺事)’라는 책에 호조판서 김좌명의 일화가 한 편 실려 있다.
김 판서 집에 최술이란 젊은이가 하인으로 이런 저런 잡일을 거들고 있었다. 신분이 낮고 가난했으나 어머니가 엄격하고 헌신적으로 가르쳐 하인답지 않게 사리가 밝고 학문도 꽤 익혔다. 김 판서가 이를 알아보고 재능을 아껴 일을 맡기다보니 나중에 하인에서 아전의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다. 재물의 출납을 담당하는 아주 알짜배기 중책이었다.
그런데 하루는 최술의 어머니가 김 판서를 찾아와 아들의 보직을 박탈해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뇌물을 바쳐서라도 오르려 하는 자리이고 낮은 신분으로는 넘보기조차 어려운 자리이건만 그 어머니는 아들 벼슬을 도로 거두어 달라고 조르는 것이다. 김 판서가 이유를 묻자 최술의 어머니가 대답했다.
“저희 모자는 쌀겨도 꿀맛같이 여기며 이치에 어긋남이 없이 살아왔습니다. 대감마님 덕분에 자식이 출세하니 여기저기서 딸을 주겠다고 하여 부잣집 사위도 되었으니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그런데 장가간 지 열흘 쯤 되어 이웃 사람들이 전하는 말이 자식 놈이 처가에서 쌀밥에 뱅어국(실치시금치국)을 먹고는 ‘뱅어국은 이제 맛이 없어 못 먹겠다’고 투정을 부렸다는 것입니다. 벼슬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벌써부터 마음이 교만하고 사치하니 더 두었다간 큰 죄를 범하고 말 것입니다. 외아들이 중죄인이 되는 것을 어찌 어미된 자가 그냥 두고 볼 수 있겠습니까? 그저 다른 허드레 일을 시키면서 쌀 몇 말만 내려주시면 족하겠습니다. 부디 직책을 벗겨 새로운 마음을 갖게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