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물트럭 운전자가 DMB를 보며 운전하다 도로에서 훈련 중인 여자 사이클 선수들을 덮쳐 7명의 사상자를 내는 사고가 발생했다. 2005년에 상용화된 DMB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일컬어지던 산업이다. DMB산업을 통해 2010년까지 12조200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가 기대되고 2010년 이후에는 DMB 단말기 수출을 통해 연간 140억 달러 상당의 수출이 가능할 거라고 전망했다. (2005년 11월 30일, 정보통신부-한국전자통신연구원 자료)
그러나 DMB는 스마트 폰이 등장하면서 몰락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1조원을 들여 쏘아 올렸던 통신위성이 2016년쯤에 수명을 다하면 위성 DMB가 허무하게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상파 DMB도 적자를 견디지 못해 쓰러질 지경이다. 그런데 이제 운전 중 DMB시청마저 견제하면 DMB 산업의 몰락은 더 빨라질 것이다. 몇 십조 원을 벌어 줄 거라던 DMB 산업은 망하고 교통사고로 죽고 다치는 사람은 늘고 ...... 우리는 무엇을 위해 그리 흥분까지 하며 돈을 쏟아 부은 걸까?
IT-디지털 과식의 시대
그동안 우리가 IT, 디지틸 신기술이라면 뭐든 과하게 투자하고 과하게 소비해 온 것은 아닌가 반성해 본다. 이전의 기술이 새로운 기술에 의해 폐기처분되기도 하지만 사람에게 쓰여졌어야 할 자본과 자원들이 허망하게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 그리고 사람들마저도 부정적 영향을 받는 것을 경계해야 할 듯.
2012년 한국방송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탄 논문은 경성대 디지털콘텐츠학부(이상호 교수, 고아라 연구원)의 ‘SNS 사용자 혁신성이 몰입과 중독에 미치는 사회적, 개인적 가치 요인 연구’이다.
이 논문의 내용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소셜미디어(SNS) 중독의 원인을 설명하는 것이다. 전 세계 8억5,000만 명, 국내 600만 명이 가입한 페이스북은 다소 일방적인 트위터와는 달리 친목과 정보교환을 목적으로 이용되는 SNS이다. 그런데 많은 사용자들이 실시간 업데이트 정보 확인에 몰입하고, 사용을 중단하면 초조해 하고, 불안해하며 짜증을 내는 등 중독증상을 보이고 있다 한다. 또 스마트 폰을 이리저리 잘 활용할 줄 알면 자기 자신에 대해 우쭐하며 기분이 좋아져 자신의 모습을 페이스북에 더 많이 올린다. 남이 관심을 가져주는 걸 느끼면 더욱 몰입하고 중독에 이르게 된다는 지적이다. 아이들의 게임 중독증하고 비슷하다.
하루 종일 컴퓨터-스마트 폰의 화면을 들여다보며 지낸다. 회의도 검색도 SNS로 하니 우리는 IT정보기술에 매달려 사는 꼴이다. 담소 나누면서 심지어 회의한다고 모여서도 각자의 스마트 폰을 꺼내 사용한다. 필요한 걸 얻기도 하지만 혹시 인간이 퇴화하는 건 아닐까? 계산기를 늘 들고 다니면 암산능력이 필요 없어지는 것처럼 정보를 찾기 위해 다양한 책과 자료들을 섭렵하면서 지식도 늘고 지식 간의 통섭도 생기는 것인데 곧 바로 원하는 정보를 찾아내면 그런 효과는 줄어들 것이 뻔하다.
별별 자료를 다 찾아내서 두툼하고 버라이어티한 보고서를 만들지만 분석해 낸 결론은 뻔하고 아이디어는 밋밋하다. 데이터를 모으는 데만 열중하고 결정적인 확인과 판단은 없다. 무지하게 아는 것 같지만 해석과 독창성은 없다. 복사와 붙여넣기로 가공만 하지 창조해 내는 것이 없고, 현장과 실물을 찾는 열정이 사라진다. 프로 정신과 장인의 솜씨가 사라져 간다.
느긋이 생각에 잠기고, 메모하며 표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며 분석하고, 실제로 현장에 찾아가고, 잘 아는 사람을 찾아 만나는 느긋한 아날로그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닌지 생각해 보자.
개인의 집중력과 팀의 집중력도 사라지고 사람과 일해야 하는데 컴퓨터 스마트 폰과 일하니 직장에 활기와 생명력도 없다. 최근 들어 IT는 분명 그전에 불가능했던 일들을 가능케 한 측면도 있지만 기업이 살아남는데 필요한 본질적인 힘을 좀먹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심각한 고민이 등장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사람이 궁극적인 콘텐츠이고 기술이고 자산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흐름이다.
IT-디지털에도 다이어트가 필요
IT 중독은 본능적인 욕구에 기반을 두고 있어 치유가 어렵다고들 한다.
더 많은 걸 더 빨리 얻자는 것이니 인간의 본성이자 한국인에게 딱 맞는 속성이기도 하다. IT 과잉을 삶에서 줄여 보자.
1. 이메일에 치이지 않도록 효과적으로 이용하자.
2. 하루에 컴퓨터 사용하는 시간을 줄여 생각하고 대화하고 만나는 시간을 늘리자.
3. 동료들이 함께 해 줘야 효과가 있고 조직이 분위기를 이끌어줘야 할 필요도 있다. 함께 나누고 나서자.
4. 카피에 빠지지 말자. 쉽게 얻은 건 누구나 얻는 것이다.
5. 운전 중 사용 금지,
6. 보행 중 사용 금지,
7. 만남과 모임 중 사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