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욱 기자수첩[김현정의 뉴스쇼 2부]

[05/14 월요일]스승은 마음의 어버이, 큰 절을 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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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날이 되면 휴가를 내는 교사들이 있다‘는 언론 보도가 올해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일부 교사들이 스승의 날 선물과 촌지 문제로 눈치 보이고 속만 상하느니 아예 휴가를 낸다는 것.
스승의 날을 앞두고 교육계에서 벌어지는 답답한 일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교사들의 울며 겨자먹기 휴가도 있고, 아무리 사소한 선물이라도 보내지 말라고 당부하는 ‘찬조금 사절’ 가정통신문이 있다. 스승의 날 교육청에서 나오는 ‘암행감사’ - 일반인으로 가장한 사복감사반이 있다고 한다. 교문 앞에 감사반이 지키고 서서 학부모들이 쇼핑백을 들고 오면 사복 감사반이 뒤를 쫓는다는 내용이다. 정성이 깃든 선물이지만 후유증을 고려해 매몰차게 돌려보내고 겪는 교사와 학부모간의 민망함도 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신세계백화점이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30, 40대 고객 5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응답자의 40%가 스승의 날 가장 선물을 하고 싶은 대상으로 학원 강사를 꼽았다고 한다. 학교 담임교사라는 응답은 학원 강사의 23%로 학원강사의 절반에 그쳤다. 그 뒤를 이어 직장이나 학교에서 만난 ‘인생 선배’가 16%, 어린이집 교사가 12%였다. ‘선물하고 싶은 대상자가 없다’는 응답자도 6%나 된다. 왜 학원강사가 학교 선생님보다 스승의 날 선물 대상에서 우위를 차지할까? 당연히 아이들이 학원 수업을 많이 받고 학원수업의 가치를 높게 치니 그렇다. 또 촌지,선물 문제로 학교에서 탈이 나고 선생님도 학교 측도 부담스러워 하니 신경을 끄게 되는 것도 큰 이유이다.
대학의 고민도 마찬가지. 대학생 10명 중 4명은 '존경하는 교수가 없다'고 여긴다는 설문 조사 결과도 있다. 대전대 교양학부대학 교수학습센터가 재학생 250명을 조사한 결과 40.2%가 이같이 답했다 한다. 또 56.2%는 '상담하고 싶은 교수가 없다'고 했고, '수업 시간 외에 교수와 10분 이상 대화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답한 비율도 64.5%나 된다. '스승의 날에 개인적으로 감사 표현을 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엔 82.5%가 '없다'고 답했다.
스승의 날은 1958년 충남 논산시 강경여고(현 강경고) 청소년적십자사 단원들이 병환 중인 선생님을 위문하고 퇴직 은사들을 찾아 인사하는 행사를 진행한 것에서 유래한다. 1963년 적십자사중앙학생협의회에서 5월 24일을 ‘은사의 날’로 하자고 권장 사항으로 결정했고, 1964년 4월 전주 회의에서 5월26일로 조정하고 이름을 ‘스승의 날’로 바꿨다가 1965년 부산에서 열린 협의회에서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15일로 수정했다. 1973년, 박정희 대통령이 국민교육헌장을 선포한 교육헌장선포기념일로 모든 교육관계 기념일을 묶으라 지시하면서 12월 5일에 통폐합되었으나 1982년에 다시 채택 되어 오늘에 이른다.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
새롭게 태어나는 스승의 날도 물론 있다. 교사들이 주먹밥을 만들어 시간에 쫓겨 아침밥을 거르고 오는 제자들을 먹이기로 한 중학교가 있고, 교사들이 학생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점심시간을 함께하는 초등학교도 있다. 프리허그(free hug) 이벤트로 스승과 제자가 서로를 안아주는 학교들도 있고 ‘선생님 구두 닦아드리기’, ‘카네이션달기’ ‘스승제자 체육대회’ 행사들도 많이들 하고 있다.
중요한 건 스승의 날을 그냥 넘기지 않는 것이다. 모두 찾아 가자. 그저 빈손으로 가자. 다들 몰려가자. 그 대신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나 아이들의 손을 잡고 선생님께 나아가 큰 절을 하자. 무릎을 꿇기 뭐하면 90도 경례라도 공손히 아이와 함께 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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