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욱 기자수첩[김현정의 뉴스쇼 2부]

[06/25 월요일]저출산 사회가 아니라 저책임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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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구가 드디어 5천만 명을 돌파해 세계에서 7번째로 ‘20-50클럽’에 가입하게 된다고 한다. ‘20-50’클럽은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 명이 넘어야 가입할 수 있으며 현재까지 이 조건을 만족한 나라는 1987년 일본, 1988년 미국, 1990년 프랑스, 이탈리아, 1991년 독일, 1996년 영국뿐이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이후 신생독립국가 중에서 이 클럽에 가입한 나라는 우리가 처음이다.
5천만둥이? 기록도 없이 사라진 아이들은 어쩌고 .....
20-50 클럽 가입은 국내총생산, 시장규모 차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성장을 이뤘다는 긍정적 의미도 있지만 복지비용의 증가 등 부담도 늘어난다. 결국 꾸준한 성장과 균형발전, 양극화 해소가 병행되어야만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고 다음 30-50으로의 발전을 기약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인구는 2030년 5천216만 명을 최고점으로 해 줄어들기 시작하고 2045년에 다시 5천만 밑으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천만 둥이 김태양 군이 대한민국 5천만 명 째라는 건 물론 증명할 길이 없다. 통계청이 주민등록상 등재된 대한민국 인구와 인구증가율을 바탕으로 추산해 6월 23일 오후 6시30분 쯤 태어나는 아기가 5천만둥이가 될 거라고 했던 것. 통계청 인구시계로 1시간당 52명이 태어나고 31명이 사망해 1시간에 21명 씩 인구가 늘고 있으니 3분에 1명꼴로 인구증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식의 계산으로 뽑은 상징적 의미로 보면 될 듯. 그러나 그것도 태어나 기록이 되는 생명을 기준으로 따진 것이다. 아기가 태어나지 않는다고 나라에서 저출산고령사회 대책까지 세우고 있지만 낙태로 숨져가는 생명들을 따지면 계산은 전혀 달라진다.
낙태추방운동 단체들은 매년 수십만의 죄 없는 생명이 죽어간다고 생명경시 세태를 고발한다. 영아유기 사건, 영아 살해 사건도 1년에 100건 안팎이라 한다. 차라리 산모가 양육을 포기할 경우 법적 처벌 없이 아기를 위탁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면 어떻겠냐는 의견도 그래서 나온다.
낳아서 외국에 내보내는 해외입양도 따져 볼 문제이다. 고아 수출국이란 부끄러운 이름을 어떻게든 떼어내려고 2007년부터 쿼터제를 실시해 해외입양 상한선을 낮춰 가고 있다.
2006년 1,899 ..... 1,264 ..... 2011년 916명까지 내려와 있다.
(세계 해외입양 아동 상황을 보면 중국, 에티오피아, 러시아, 한국의 순이다. 중국은 2천6백 명 수준으로 970인 우리나라의 3배 정도. 중국 인구는 우리의 20배 인데 해외입양은 3배이니 우리나라가 얼마나 해외입양을 많이 내보내는 지 짐작하실 것)
어떻게든 국내에서 처리하고자 해도 아직 입양에 대한 의식이 개선되지 않아 국내 입양은 2006년 1,332 ...... 1,388 ...... 2011년 1,548 명으로 좀처럼 늘지 않는다. 2006년에서 2011년까지 5년간의 해외 입양 감소와 국내 입양 증가를 비교해 보면 해외입양은 1천 명 정도 줄었는데 국내입양은 220 명 정도 늘어난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입양을 맡기는 숫자는 줄지 않았다.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1년에 해외로 입양되는 숫자는 쿼터로 묶여 있고 입양 대상자 전체 규모는 줄지 않고 국내 입양도 빨리 늘지 않았으니 관련시설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대기자가 늘어나고 대기 기간도 길어진다. 분유 먹다 이유식, 아예 밥까지 먹으면서 기다려야 자기 차례가 돌아온다. 쿼터제 이전에는 돌이 되면 양부모에게 안겨 떠났는데 이제는 자기 발로 걸어서 나가고 있다. 해외입양 대기기간이 예전 12개월에서 지금은 20개월 정도 걸린다고 한다. 특히 장애아동 해외입양이 늦어지고 국내 장애아등 입양은 제자리 걸음이니 장애아동 위주로 시설에 남겨진다.
저출산이 아니라 저책임이 문제
불쌍한 버려진 아이를 선진 외국으로 보낸다는 인도적 차원말고 다른 측면에서 비판적 시각으로 따지면 해외입양은 국가가 기획한 사회적 실종이다. 우리가 낳은 아기들을 우리가 키우지 못하고 해외에 수출하듯이 내보내는 것이 OECD 선도국가, G20 의장국, 녹색성장 선도국가라고 자랑할 수 있을까? (미국인이 한국 고아 입양에 지불하는 비용은 2만5천 달러에서 3만 달러로 알려져 있다 - 참조 ‘인종 간 입양의 사회학’)
재외동포 가정으로 입양되는 아기라도 해외입양 쿼터 계산에서 빼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무엇보다 버려지는 아이, 살해당하는 아이들을 구해 낼 방안이 더 탄탄하게 마련되고 해외입양의 국가적 도덕성 문제도 함께 고려해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본질은 아이를 낳지 않아서가 아니라 키울 사람들은 낳지 않고 키울 수 없고 책임 못 질 사람들이 계속 낳는 게 문제일 수 있다. 입양아 생모의 90%는 미혼모인 것이 이를 반증한다. 미혼모 문제의 해결은 물론 교육, 청년고용, 부의 양극화 해소, 보편복지의 확대와 맞물려 있다. 결국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최저가 아니라 자신들의 아이를 책임지는 사회의 육아책임비율이 최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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