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우리에게 마블링을 강요하는가?
어제가 한우 소비 촉진을 위해 만든 ‘한우 데이’였다.
소고기를 먹는 소비자들이 가장 맛있다고 평가하는 기준은 첫째가 부드러운 연한 고기이다.
이어, 향이 좋은 것과 육즙이 많은 것을 꼽는다. 하지만 지금의 쇠고기 등급 체계는 부드러움과 향, 육즙에
대한 종합평가가 아니다. 이른바 ‘마블링’이라고 하는 지방 함량과 분포만으로 등급을 매긴 것이다. 이는
미국 소 농장주들의 로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고, 미국의 사료 옥수수 수출에 유리하게 정해진 국제품질기준이다.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이 마블링 품질기준에 매달리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들이다.
마블링은 보통의 소라면 등심에서만 약간 나타나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지금은 마블링 확대를 위해 특별한
사료를 먹이며 가두어 키운 탓에 등심을 가득 메우고 다른 부위에서도 마블링이 생긴다. 마블링이 많다는 것은
고지혈증에 걸린 소라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 한우 고기가 신선하고 고소하고 더 맛있는데도 마블링에서
불리하다고 지금껏 품종 개량을 하고 사료를 조절해왔다. 하지만 소가 옥수수만 먹고 자란다는 건 사람이 설탕만
먹고 자란다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농촌진흥청이 종합적인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자 연구하고 있는 중이니
곧 평가기준이 바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