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회가 우익(右翼)과 좌익, 보수(保守)와 급진(急進)이 맞서 대립하고 있을 때 중간적 입장을 취하는 정치세력을
제 3세력이라고 부른다. 제 2차 세계대전을 끝내고 전후 복구 작업에 나선 1947년, 프랑스의 정치인 레옹 블룸이 처음 사용한 표현이다.
우익인 드골파와 좌익인 공산당을 제외한 모든 중간세력의 연립내각을 구성하고, 우익.좌익이 아닌 제3세력에 기반을 두자고 한데서 비롯되었다.
제3세력은 이후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자본주의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 둘이 냉전체제를 이뤘을 때 다시 등장한다. 자본주의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 어느 쪽에도 가담하지 않는 나라들을 제 3세력 또는 제3세계로 불렀다. 힘은 약해도 수적으로는 다수여서 유엔 표결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했으나 80년대 말부터 사회주의권이 붕괴하고 냉전구조가 해소되면서 제3세계의 정치적 의미는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대신 1990년대 중반, 자본주의의 모순을 심화시키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불만과 우려가 시작되자 ‘제 3의 길’이라는 새로운 표현이 등장했다.
영국의 사회학자 앤소니 기든스가 사회주의의 경직성과 자본주의의 불평등을 극복하는 새로운 사회 민주주의(social democracy)의 모델을 제시한 것.
그 뒤를 이어 영국 수상 토니 블레어가 ‘제3의 길’을 현실 정치 속으로 끌어들이면서 한 때 유행했다.
경제에서 제 3세력은 인수합병 분야에서 쓰인다. 인수대상이 된 기업이 집어 삼키려는 적대적 인수세력으로부터 벗어나고자 우호적인 자본을
끌어들여 경영권을 보호하는데 이 우호적인 제 3세력을 백기사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