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대한 각종 음모론이 번지고 있다. 쿠데타설에 독살설, 테러암살설처럼 당장 확인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 ......
주식처분 때문에 발표 시기를 늦췄다, 레임덕 비리를 덮으려 벌인 일이다 등등 황당하고 무책임한 음모론까지 나돈다.
A양 포르노 동영상이 번져갈 때도 정치적 비리를 덮으려고 동영상을 유포한 거라 하고, 서태지.이지아 두 연예인의 이혼소송도 정치적 음모론에 휩싸였다.
이런 저런 음모론에 음모론을 꾸미는 음모까지
근거 없는 음모론이 나도는 것은 우선 멋대로 상상해 늘어놓아도 익명성이 보장돼 반박당하거나 추궁당하지 않으니 그럴 수 있다. 또는 나름대로 추리해 세워
본 가설이 사람들에게 번져 가는 데서 느끼는 쾌감도 음모론을 부추긴다. 음모론을 접한 사람들끼리 누가 더 그럴 듯한 음모론을 알고 있는가, 또는 먼저 알고 전해주는가에 따라 우월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심리적 기제로 작용한다.
그런데 사람들의 대화 속에서 또는 사이버 공간이나 SNS 공간에서, 루머나 음모론이 나돌면 기성 언론까지 이를 핑계로 음모론에 올라 타 재미를 보려 한다.
음모론이 나도니까 나돈다고 썼을 뿐 무책임한 보도는 아니라고 빠져 나갈 구멍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때로는 음모론을 펼치는 사람이 감춘 음모의 원본이 따로 있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보수 언론들에 의해
‘이것이 모두 나꼼수 때문에 사회가 음모론에 맛을 들여 그렇다’라는 역발상의 음모론까지 등장하고 있다.
음모론의 정의는 ‘사회에 큰 반향을 가져 온 사건들에 대해서 명확한 원인을 설명하지 못할 때 그 사건 뒤에 커다란 배후가 있다는 가설’들이다.
주로 격동기나 혼란기에 음모론이 판치게 되는데 우리 사회가 바로 총선, 대선 등 권력재편을 앞둔 시점이어서 음모론이 활기를 띠는 듯하다.
어느 정도의 확신을 갖고 소신껏 진지하게 정보를 모으고 분석해 가설을 세우는 게 아니라면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음모론 퍼뜨리기는 자제해야 한다.
전해 듣는 사람 역시 음모론을 걸러낼 수 있는 성찰과 훈련이 필요하다.
진실을 감출수록 음모론은 커진다
또한 권력층은 정보를 우선적으로 접하고 독점하고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있으므로 음모의 의심을 받기 쉽다. 그만큼 태도가 분명하고 허용되는 한에서는 정직해야 한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을 국정원장, 국방장관이 발표 뉴스 보고 알았다는데 통일원 장관이 정보사안이라 기밀을 유지하겠다니 거짓말 아니면 잡아떼기 아닌가.
허둥지둥하는데다 엉뚱하게 둘러대면 음모론을 자극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