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욱 기자수첩[김현정의 뉴스쇼 2부]

[2012/11/23 금]기업은 병으로 죽나, 치료실패로 죽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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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소니와 파나소닉의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됐다. 흔히 말하는 정크등급이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사가 소니의 신용등급을 BB-로 3단계 깎아내리고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유지했고, 무디스도 소니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소니의 디지털 AV(오디오·비디오)시장의 수요가 급격히 악화되는 것이 가장 큰 이유. TV와 디스플레이 패널 부문의 경쟁력이 나빠졌는데 영업을 통한 현금 이익을 낼 구조도 허약하다는 분석이다. 일본 1, 2위를 다투는 TV 제조업체인 소니와 파나소닉이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와의 경쟁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올 적자액이 7조, 10조 수준이다.
떠나가는 선진기업들 ...
소니의 시작은 1946년 도쿄 통신 공업 주식회사. 폭탄으로 부서진 도쿄 백화점 건물에서 라디오 수리점을 연 이부카 마사루가 창업자이다. 직원 20명으로 전기밥통을 만들며 시작했다. 미국이 군사용으로 트랜지스터를 개발하자 기술을 사들여 포켓용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만들어 낸 것이 성공의 시작. 세계적 명성을 날린 것은 역시 워크맨이다. 소니는 21세기로 접어들며 삼성 엘지 애플 등에 밀려 고전하면서 2005년 목숨을 건 조직개혁을 단행한다. “새로운 피”를 내걸고 외국인 CEO 영입, 서구식 지배구조 도입 등을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한 셈.
파나소닉은 오사카에 기반을 둔 전기제품 생산업체. 창업자는 유명한 마쓰시타 고노스케이다. 2008년까지 마쓰시타 전기라는 이름을 썼고 내셔널, 파나소닉, 테크닉스 브랜드를 소유했다.
한국에서는 야후 코리아가 화제가 됐다.
‘야후’는 미국의 인터넷 서비스 업체이다. 디렉터리, 전자우편, 개인 홈페이지 등의 서비스가 통합된 포털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2006년 미국 웹 검색시장의 50%를 점유할 정도로 번성했으나 인터넷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구글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전성기의 절반도 안 돼 고전하고 있다.
경영을 축소하면서 한국시장에서 떠나기로 하고 철수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런데 야후는 최근 철수비용이 많이 든다며 일단 취소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사업을 중단하고 한국에서 빠져나가려면 빚을 갚고 세금을 내야 하는데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이 나와 돈을 빼는 게 아니라 집어넣어야 할 판.
병으로 죽는가, 치료를 못해 죽는가?
소니는 IT에 적응을 못한 셈이다. 기술이 강점인 회사가 기술을 버린 것이 가장 큰 패착이라 분석들 한다. 실패 위험을 무릅쓰고 기술개발에 나서야 하는데 용감하게 뛰어 들지는 않고 기존의 것을 이리저리 굴리고 합치고 쪼개 최대한의 수익을 낼 생각만 한 것. 남의 회사를 인수합병해 영화 음악 금융 .... 전공분야가 아닌 다른 영역에 마구 사업을 뻗어간 것도 결국 실패한 요인이 됐다. 외국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불러들이고 이사 경영 체제로 간 것도 일본 경영문화와 접목이 성공하지 못한 듯하다.
IT 1세대에 속하는 야후는 1997년부터 온라인으로 한국 인터넷 산업에서 최고의 지위를 누렸으나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어 물러나게 된 상황. 야후는 현재 전체 검색 점유율상 3%에 못 미치고 있다. 포털 트래픽도 랭키닷컴 20위권. 왜 이리 떠밀려 내려왔나 ..... 본사가 결정하는 대로 기다려하다 보니 서비스 개발이나 마케팅 그 어느 것도 한국적 상황에 맞게 제때 해내지 못했다는 평이다. 사업 다각화에서 변화에 둔감했던 것도 패인으로 꼽힌다. 온라인 검색에서 모바일로, 게임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갔어야 하는데 저항과 두려움 때문에 뛰어들지 못하다 퇴출을 겪는 것이다. 그리고 ‘이거다’라는 킬러 컨텐츠가 없었다. 남 따라 메뉴판은 꾸몄지만 손님을 대거 끌어들일 핵심아이템은 없었다.
역시 야후도 도전을 두려워했던 것이 문제이다. 그저 네이버 따라 하기만 하다 물러서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 야후 본사는 네이버 다음에게 밀리는 야후 코리아는 접고 일본. 대만 야후를 키우고 한국을 철수하려는 의도는 분명한 듯.
야후 코리아와 함께 온라인 전성기를 누린 네이트는 싸이월드 이외의 조직은 정리해고 절차를 진행했다. 최근 희망퇴직을 받고 구조조정 단행. 파란은 서비스 종료하고 모바일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려 기를 쓰는 중이다. 프리챌은 주가조작과 투자사 마찰로 정리되었다.
온라인에서 모바일로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환이 가져 온 결과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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