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보는 대륙마다 역사의 전환기에 등장한다. 프랑스대혁명에서는 왕당파에 맞선 시민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써 붙여 지지와 단결을 호소했다. 1517년 종교개혁의 신호탄을 터뜨린 마르틴 루터의 95개조 반박문도 비텐베르크 성 교회 정문에 내붙인 대자보였다. 중국에서는 문화대혁명이 달아오르던 시절에 베이징대학 식당에 대학 당국자이자 공산당 간부인 고위층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나붙었다. 배후에는 마오쩌둥이 있었다. 이후 대학마다 부르조아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나붙기 시작했고 드디어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한 마오쩌둥의 베이징 인민대회당 대자보, ‘사령부를 포격하라-나의 대자보’가 등장한다. 이 대자보는 전국 각 처로 번지며 홍위병 운동을 폭발시켰다. 당시 공산당 실권파가 당 기관지 등 각종 간행물들을 모두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여기에 맞서는 조반(造反)파는 대자보를 대중 선동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한 것이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이 애용한 대자보 운동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대자보는 형식이 간편하고 생동감이 있으며 여러 사람에게 주의를 줄 수 있고 군중을 선동하는 데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