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새 대변인에 민경욱 전 KBS 앵커가 임명됐다. 석 달 전까지 KBS앵커였고 지난 주에도 보도국 간부이던 사람이 언제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코드를 맞춰 왔기에 대통령을 대변한다는 것인지 쉬이 납득하기 어렵다. 기자들이 대변인의 역할이 무어라 생각하느냐고 묻자 민 대변인은 “대변인이 뭘 해야 할지 말씀드릴 정도로 아직 깊이 생각하지는 못했다. 생각하는 바는 있다”고 답변을 피했다. 민 대변인은 대변인 임명 발표 하루 전날 밤 9시 뉴스에서 ‘데스크 분석’이라는 코너에 출연해 논평도 했다. 임명 발표 당일 아침에는 문화부장으로 편집회의까지 참석했다.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기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나서 기자들이 전화번호를 묻자 “이 전화의 번호를 쓸 수 있는지 모르겠다, 회사에서 쓰는 거라 반납할 수 있다”며 가르쳐 주지 않았다. 안타깝다 그들만의 KBS ... KBS 기자들도 이번 일을 두고 ‘언론사 뉴스 핵심 인물이 이토록 노골적으로 정권과 손을 잡은 사례는 한국 언론사를 통틀어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라 지적하고 있다. KBS 윤리강령 위반도 논란이다. KBS윤리강령 1조 3항에는 “KBS인 중 TV 및 라디오의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그리고 정치 관련 취재 및 제작 담당자는 공영방송 KBS 이미지의 사적 활용을 막기 위해 해당 직무가 끝난 후 6개월 이내에는 정치활동을 하지 않는다.”라고 규정돼 있다. 이런 비판에 대해 KBS는 “윤리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정치활동’이란 국회의원 등 선출직이나 당적을 가지고 정당 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 거라 청와대 대변인은 선출직이 아닌 공직이므로 ‘정치 활동’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KBS 사측의 이런 해명은 KBS의 보도내용하고도 상반된다. 2012년 2월 25일 KBS ‘미디어 비평’에서 앵커와 기자의 대담 내용이다, 제목은 “언론인 정치진출, 현실과 한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