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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친구가 퇴근길에 오더니 "엄마가 너 한 병 주래.” 하면서 들기름 한 병을 건넵니다. 신문지에 쌓여있는 익숙한 들기름 병,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친구어머니는 올 해 85세. 지난여름 친구네 집에서 일주일 동안 머물다 가셨습니다. 점점 허리는 굽어지고, 귀도 안 들리시고, 막내딸 집에 언제 또 오겠냐고 친구 오빠 재촉해서 오셨다 했는데, 내가 보기에는 직장 다니느라 바쁜 막내딸 보고 싶어서 오신 것 같았습니다. 친구 말로는 엄마가 싸온 보따리를 풀어보는데, 몇 시간 걸렸다고 했습니다. 수박 한 통과, 고기 조금 사서 찾아뵈었는데 50이 넘은 친구를 아기 대하듯 하는 친구어머니가 참 부러웠습니다. 친구가 비빔국수를 해서 같이 먹었는데, 맛있다고 국수도 잘 삶고 간도 잘 맞는다고, 언제 커서 비빔국수를 이렇게나 맛있게 하냐고 칭찬하시는 친구어머니를 보며, 친구의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이 엄마를 많이 닮았구나 싶었습니다. 친구가 보내 준 들기름을 가만히 보니, 딱 이 맘 때인 듯싶습니다. 귀한 들기름 김에 쓱쓱 발라, 구워 주시던 엄마. 입 짧고, 자주 배 아프다 해 뭐라도 먹이고 싶었던 엄마의 마음이 이제야 보이는 듯합니다. 뚜껑을 여니, 진한 들기름 향이 고소합니다. 엄마도 계셨다면, 이맘때 방앗간에서 들기름 짜서 갖다 주셨을 텐데.., 저녁에는 김 몇 장 구워야겠다. 들기름 듬뿍 넣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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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퇴근길에 오더니 "엄마가 너 한 병 주래.” 하면서 들기름 한 병을 건넵니다. 신문지에 쌓여있는 익숙한 들기름 병,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친구어머니는 올 해 85세. 지난여름 친구네 집에서 일주일 동안 머물다 가셨습니다. 점점 허리는 굽어지고, 귀도 안 들리시고, 막내딸 집에 언제 또 오겠냐고 친구 오빠 재촉해서 오셨다 했는데, 내가 보기에는 직장 다니느라 바쁜 막내딸 보고 싶어서 오신 것 같았습니다. 친구 말로는 엄마가 싸온 보따리를 풀어보는데, 몇 시간 걸렸다고 했습니다. 수박 한 통과, 고기 조금 사서 찾아뵈었는데 50이 넘은 친구를 아기 대하듯 하는 친구어머니가 참 부러웠습니다. 친구가 비빔국수를 해서 같이 먹었는데, 맛있다고 국수도 잘 삶고 간도 잘 맞는다고, 언제 커서 비빔국수를 이렇게나 맛있게 하냐고 칭찬하시는 친구어머니를 보며, 친구의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이 엄마를 많이 닮았구나 싶었습니다. 친구가 보내 준 들기름을 가만히 보니, 딱 이 맘 때인 듯싶습니다. 귀한 들기름 김에 쓱쓱 발라, 구워 주시던 엄마. 입 짧고, 자주 배 아프다 해 뭐라도 먹이고 싶었던 엄마의 마음이 이제야 보이는 듯합니다. 뚜껑을 여니, 진한 들기름 향이 고소합니다. 엄마도 계셨다면, 이맘때 방앗간에서 들기름 짜서 갖다 주셨을 텐데.., 저녁에는 김 몇 장 구워야겠다. 들기름 듬뿍 넣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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