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ign up to save your podcasts
Or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얼마 전에 고향 마을을 10여년 만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하늘나라 떠나신 엄마가 보고 싶어서, 무작정 떠나게 되었지요. 해가 뜨기 전에 출발하니, 도로도 막히지 않고 시원하게 고속도로를 달리게 되었습니다. 2시간여 달리니, 동녘 하늘에 빨갛게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으나 갑자기 떨어진 기온에 따듯한 옷으로 챙겨 입고 떠난 길이어도 오들오들 떨게 하는 이른 아침 날씨였습니다. 가는 길에 서산 간월도에 들러서 서해바다의 아름다운 섬을 둘러보고, 영양굴밥으로 아침을 먹으니 싱싱한 굴 향이 입에 맴돌면서 바다의 향기를 전해줍니다. 다시 길을 달려, 담양에 도착해 떡갈비와 대통 밥으로 점심을 먹고 고향 선산 엄마의 산소를 방문했습니다. 살아생전에 부모님은 잦은 말다툼을 하시곤 하셨는데 아버지의 과한 약주 때문이었지요. 힘든 노동에 지친 아버지는 걸쭉한 막걸리 한잔 드시고선 육자배기를 한 토막 멋들어지게 부르곤 하셨는데....지금은 다정하게 두 분이 누워 계신다고 생각하니, 문득 입가에 웃음이 번지게 되네요. 간 김에 할머니 산소에도 들리고 고향마을로 향했습니다. 결혼 전까지 살았던 고향집~지금은 마을회관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금방이라도 엄마가 마당에서 참깨도 털고, 고추도 말리실 것 같은데...이제는 흔적조차 없이 사라진 우리 집...엄마 냄새 가득 배인 안방, 주방, 거실이 눈에 선한데~ 두 분은 저 먼 곳으로 소풍 떠나시고, 차마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을 돌리면서 "이젠 나의 고향집은 어디서 찾지?" 망연자실, 슬픔이 밀려오는데 남편이 다정하게 어개에 손을 얹어 위로해줍니다.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5
33 ratings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얼마 전에 고향 마을을 10여년 만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하늘나라 떠나신 엄마가 보고 싶어서, 무작정 떠나게 되었지요. 해가 뜨기 전에 출발하니, 도로도 막히지 않고 시원하게 고속도로를 달리게 되었습니다. 2시간여 달리니, 동녘 하늘에 빨갛게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으나 갑자기 떨어진 기온에 따듯한 옷으로 챙겨 입고 떠난 길이어도 오들오들 떨게 하는 이른 아침 날씨였습니다. 가는 길에 서산 간월도에 들러서 서해바다의 아름다운 섬을 둘러보고, 영양굴밥으로 아침을 먹으니 싱싱한 굴 향이 입에 맴돌면서 바다의 향기를 전해줍니다. 다시 길을 달려, 담양에 도착해 떡갈비와 대통 밥으로 점심을 먹고 고향 선산 엄마의 산소를 방문했습니다. 살아생전에 부모님은 잦은 말다툼을 하시곤 하셨는데 아버지의 과한 약주 때문이었지요. 힘든 노동에 지친 아버지는 걸쭉한 막걸리 한잔 드시고선 육자배기를 한 토막 멋들어지게 부르곤 하셨는데....지금은 다정하게 두 분이 누워 계신다고 생각하니, 문득 입가에 웃음이 번지게 되네요. 간 김에 할머니 산소에도 들리고 고향마을로 향했습니다. 결혼 전까지 살았던 고향집~지금은 마을회관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금방이라도 엄마가 마당에서 참깨도 털고, 고추도 말리실 것 같은데...이제는 흔적조차 없이 사라진 우리 집...엄마 냄새 가득 배인 안방, 주방, 거실이 눈에 선한데~ 두 분은 저 먼 곳으로 소풍 떠나시고, 차마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을 돌리면서 "이젠 나의 고향집은 어디서 찾지?" 망연자실, 슬픔이 밀려오는데 남편이 다정하게 어개에 손을 얹어 위로해줍니다.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186 Listeners
38 Listeners
3 Listeners
0 Listeners
7 Listeners
7 Listeners
40 Listeners
52 Listeners
1 Listen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