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미향의 저녁스케치

2022/12/20 <내 삶의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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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엄마와 언니사이가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항상 엄마 옆에서 일상의 모든 걸 아기 새처럼 토해내던 언니가 언젠가 부터 입을 닫아 버렸습니다. 엄마의 물음엔 "네!" "아니요" 형식적인 대답만 합니다. "아니. 밥 먹고 그대로 누워 자면 어떻게 하니" "빨래좀 널어주면 어떻겠니. 엄마도 저녁밖엔 시간이 없어서 그러잖아" "쉬는 날엔 엄마 좀 도우라고 했더니 이 핑계 저 핑계로 밖으로만 나도는 건 너무 심하지 않니?" 언니는 엄마의 잔소리가 듣기가 싫다고 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잠그고, 또, 그런 언니가 서운하고 화가 나서 엄만 혼잣말을 이어가고...서로를 그 누구보다 사랑하면서도 지나면 아플 생채기만 내는 언니와 엄마! 언니는 스트레스에 머리가 아프다며 병원엘 다니고, 엄마는 그런 언니가 걱정되어 또 잔소리를 늘어놓으십니다. "아휴~~" "휴우~~" 온 집안에 엄마의 한숨소리만 퍼집니다. 그리고, 드디어 저녁을 먹다가 일이 터지고야 말았습니다. "아니, 엄마 말이 그렇게도 듣기 싫은 거냐고??" "네! 엄마" 언니도 한 치의 양보도 없습니다. "그러면 별수 없지. 서로 따로 사는 수밖에...빚을 내서 자취방이라도 얻어 줘야지 별수 있냐고..그 대신 월세며 필요한건 네가 알아서 해." 이제 결혼 적령기인 언니에겐 한 푼이 아쉬운데...그리고 언니 남자친구도 이제 막 제대로 된 직장에 취직이 되었는데..언니는 엄마의 그 말씀이 서운했던지 밖으로 나가 버렸습니다. "아무래도 니 언니가 결혼할 때인 것 같다..자꾸만 엄마와 부딪히는걸 보니..정을 떼고 가려는지..엄마친구들도 다들 그렇게 보냈다고 하더라고..그래서 보내고 나서 정말 많이들 울었다고..." 결국 여리고 여린 엄마가 내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고야 말았습니다. 잠시 후, 바람을 쐬고 들어온 언니가 그 모습을 보았고 언니는 엄마를 안고 같이 울었습니다. "엄마! 제가 잘못했어요. 그냥 요즘 너무 스트레스가 많았나 봐요." "아, 아니야..엄마가 미안해! 너도 힘들 텐데..!" 그렇게 둘은 한참을 울었습니다. “엄마, 너무 걱정 마세요. 제가 더 잘 할게요. 엄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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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미향의 저녁스케치By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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