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미향의 저녁스케치

2023/02/08 <철이 들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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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코로나가 풀리자 친정 엄마는 일주일에 한 번씩 우리 집에 오셔서 청소며 빨래, 아이들 반찬까지 만들어놓고 가십니다. ‘엄마 놔둬 ~ 내가 놀고 있고, 애들도 이제 다 컸는데 뭐 하러 엄마가 우리 집 부엌에서 일을 하는데? 오려면 그냥 왔다가 나랑 놀다가 가시던가.’ ‘그래서 오지 말라고?’ ‘아니 우리엄마를 누가 못 오게 하는데 나는 이 세상에서 우리엄마가 제일 좋고 사랑하는데 엄마 매일와도 돼 ~그럼 이제는 엄마대신 내가 맛난 거 해 드릴께’ 라고 했지만 막상 나는 매일 친구들 만나 카페 가서 차 마시고 수다 떨고 그러고 오는데 엄마는 오신다는 연락도 안하고 무조건 오셔서 옷 벗어놓고 부엌부터 들어가십니다. 애들이 올 시간에 맞춰서 들어오면 집안 가득 엄마 음식 냄새가 가득합니다. ‘엄마 오시려면 미리 연락하고 오라니까.’ 말은 그리 하면서도 깨끗해진 집안이며 푸짐한 밥상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우리엄마 오늘도 고생하셨네. 엄마 우리 집에서 자고 가면 안 돼?’ 아버지 때문에 안 되는 줄 알면서 괜시리 엄마를 잡아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를 보자마자 옷을 챙겨 입은 엄마는 만들어놓은 반찬들을 일러주십니다. ’강 서방은 매콤한 거 좋아하니까 이거주고, 애들은 매우니까 따로 해 놨으니 네가 보고 잘 먹여라. 한참 클 아이들에게 잘 챙겨 먹여야 키가 큰다.‘ 엄마의 걱정스런 잔소리가 귀찮지가 않습니다. ’엄마 택시타고 가요.‘ 라며 택시를 잡아 드리려고 엄마 뒤를 쫒아 가니 "지하철 공짠데 뭐 하러 택시를 탄다니. 애들 커 가는데 헛돈 쓰지 말고 알뜰히 살 거라. 여자가 돈도 안 벌면서 남자 혼자 버는데 알뜰히 라도 살아야지.’ 늘 듣는 엄마의 잔소리. 기어이 지하철을 타고 가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고 돌아오는 길. ‘그래 맞벌이를 해도 살기 어렵다는데 한 푼이라도 아껴 살자.’ 나도 나이 한 살을 더 먹으니 철이 드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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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미향의 저녁스케치By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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