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미향의 저녁스케치

2023/02/28 <자연을 걸었더니 생기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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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치과에 가야 하기에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났습니다. 걸어서 30분 거리!!하지만 저는 1시간 일찍 일어나 한적한 산책길로 걸었습니다. 아직은 쫌 쌀쌀하기에 패딩을 입고 나섰는데 어느 듯 몸이 후끈해져 왔습니다. 패딩을 벗어 팔에 걸치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은 푸르고 오랜만에 햇살은 겨울의 작별을 아쉬워하듯 찬바람을 품어 안는 듯합니다. 도로하나 사이에 두고 왼쪽은 아파트, 오른쪽엔 농가. 아파트는 높은 담벼락에 싸여져 그저 아파트일 뿐이지만 농가는 한 눈에도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어 가슴이 다 활짝 펼쳐지는 듯합니다. 발걸음도 흥이 나고 귓가엔 새들마저 아침인사를 해줘 마음이 벅찼습니다. 농가를 걸을 때면 옛 생각!!부모생각!!옛 친구 생각이 나면서 나이도 잊은 채 걸었습니다. 30분 거리를 돌아서 걸어 치과에 도착하니 예약시간 15분 정도 남아 있어 커피한잔을 빼서 큰 창문 앞에 앉았습니다. 3층인 치과에서 바라보는 하늘과 !!땅 !!그사이에 4차선 도로위로 쉴 새 없이 자동차가 바쁘게 지나갑니다. 건널목엔 많은 사람들이 뛰고 걸으며 나름대로 바쁘게 움직입니다. 하늘한번 보고 땅 한번 내려다보고 있노라니!! 하늘은 엄마의 품속이요 땅은 삶이다 싶습니다. 마지막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나니 간호사가 제 이름을 부릅니다. 전에는 치료받는 순간에 오금이 쪼이도록 긴장을 했었지만 눈 위에 파란 천을 덮는 순간 저는 좀 전의 그 농가 속 어린 시절 속, 파란하늘을 벗 삼아 넓은 벌판을 뛰어놀며 한없는 즐거움에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그때, "치료 다 끝났습니다. 아프지 않으셨는지요??" 눈을 뜨니 전에 느꼈던 치과의 공포는 없고 치료하는 중에도 저는 그렇게 즐겁게 뛰어놀고 있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젠, 자주 걷고 자주 자연과 함께 해야겠습니다. 역시 자연은 말없이 품어주는 엄마의 품속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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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미향의 저녁스케치By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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