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미향의 저녁스케치

2023/03/09 <미래를 어루만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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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는 고등학교 교사입니다. 같이 근무하는 동료 교사가 몇 해 전, 미국 여행 중에 일어난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너무 감동적이어서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선생님 가족이 미국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이였답니다. 아들은 당시 초등학생이었고 장래희망이 파일럿이었다고 해요. 쇼핑을 하다가 우연히 파일럿 모자를 발견하고는 즉시 사서 쓰고는 공항에 도착했답니다. 마침 비행을 위해 지나가던 미국인 기장이 파일럿 모자를 쓴 아이를 보며, 눈인사를 건넸다고 합니다. 그때 그 아이가 미국인 파일럿을 향해 ‘내 꿈은 비행기 조종사예요’ 라고 짧은 영어로 말을 했고, 그러자 그 미국인 기장이 그 아이에게 본인 가슴에 부착되어있던 파일럿 배지를 선물하면서 ‘꿈을 이루기를 바란다.’ 고 말을 했다고 합니다. 당연히 아이는 흥분했고,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어리둥절했겠지요. 그런데 잠시 후 그보다 더 큰 감동이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파일럿 배지를 선물한 기장이 그 아이 가족이 예약한 한국행 비행기 편을 직접 알아보고, 한국행 비행기 기장에게 ‘저 아이가 우리와 같은 파일럿이 되는 것이 꿈이야’ 라고 그 아이를 소개했다고 합니다. 한국행 비행기 기장은 그 말을 듣고 아이를 특별히 조종석으로 초청해서 같이 사진을 찍어주고 꼭 파일럿이 되라는 응원까지 해주었다고 하네요. 비행기 조종석은 보안이 매우 철저한 장소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두 명의 기장은 자기들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그 아이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하면서 ‘미래를 어루만지는 행동’ 을 했던 겁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그동안 엄마와 공부에 대한 갈등이 심했던 그 아이는 몰라보게 달라져 스스로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영화 [교실 안의 야크]에 보면 이런 대화가 나옵니다. 교사가 되고 싶다는 아이에게, 왜 교사가 되고 싶냐고 선생님이 물어보는데 그 아이가 이렇게 대답을 합니다. “선생님은 미래를 어루만지는 직업이니까요.” 이 말이 얼마나 감사하면서도 스스로 부끄럽든지...혹시 나는 정말 미래를 어루만져주고 있는 사람인가? 아니면 단지 삯꾼인가? 교사뿐 아니라 모든 어른은, 아이의 미래를 어루만지는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을 해본 귀한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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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미향의 저녁스케치By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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