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미향의 저녁스케치

2023/04/04 <"괘안타 괘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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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졸고 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어머니 현수 담임입니다. 현수가 아직 학교엘 안 왔습니다." "어머나, 제가 아침밥까지 먹여놓고 교복 입고 있는 것 보고 나왔는데, 제가 전화해 보겠습니다." "어머니 50분까지 등교하지 않으면 무단지각이 됩니다. 꼭 확인해 보내주세요" 중 2인 아들 녀석은 요즘 들어 아침잠으로 힘들어합니다. 사무실을 지하철 5정거장을 앞두고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어제 운동하다 다리를 삐끗해 학교 끝나고 병원엘 가봐야겠다던 아들 말이 생각나 담임선생님께 병원 방문으로 지각사유서를 제출하기로 양해를 구했습니다. 근데 아들을 깨워 줄 사람이 없습니다. 내가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최단의 시간도 1시간이 걸립니다. 일가친척도 집 근처에 한분도 없습니다. 문득 최근 탁구장에서 만난 동네 언니가 생각났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언니는 내 상황을 듣더니 "걱정 말 그라, 니는 언 능 사무실 들어가라. 내 다 알아서 할게." 언니가 우리 집 비번을 누르고 들어가니 아들은 현관문 소리에 벌떡 일어났다고 합니다. 언니는 부랴부랴 정형외과를 검색해 아들을 병원으로 데리고 갔고, 월요일은 어느 병원이든 대기인원이 많은 요일이라 대기자가 적은 곳을 골라 가느라 이동하는 동안 여러 병원에 전화해 접수 상태도 확인한 모양입니다. 나는 한 시간이 훌쩍 지나서 병원에 도착했고 "그냥 사무실 가라니까 왜 왔노?" 합니다. 언니는 학교 앞까지 우리 아이를 데려다 주면서 "늦었다고 기죽지 말거라.~괘안타~어깨 쭉 펴고 들어 가래이" 합니다. 나는 아들을 보자마자 왜 잠들었냐고 구박만 했는데 아이들을 다 키워낸 언니는 괘안타 괘안타 하십니다. "언니 제가 브런치 라도 대접할게요. 아침 안 드셨죠?" "내가 양말을 안 신고 나왔네, 집에 가서 양말 좀 신고 나와도 되제!!“ 운동화에 맨발로 얼마나 급하게 나왔는지.. 차림새를 보니 눈물이 핑 돕니다. 도심 하늘 아래에 이런 분이 있다니 얼마나 감사한지.. "나는 집에 있는 사람인데,, 괘안타, 다음에도 부탁해라~" ‘언니 너무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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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미향의 저녁스케치By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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