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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며칠 전 통신사 재계약하고 상품권을 한 장 받았습니다. 무엇을 할까 이것저것 기분좋은 상상을 하며 며칠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봄도 되고 해서 딸이 사회생활 하는데 도움이 될까 해서 딸을 불러 상품권을 주었습니다. "밖에 나가면 온통 꽃이잖아~ 너도 이번 기회에 노오란 개나리 같은 원피스 하나 사 입어. 너같이 꽃다울 나이에는 화사하게 입어줘야 해~ 우리 딸이 꽃처럼 예쁘게 하고 다니면 나도 좋거든" 그러자 딸은 그냥 엄마 쓰지...하면서 못 이기는 척 받습니다. 그리곤 바빠서 딸이 옷을 샀는지 확인도 못했지요. 그런데 2주 정도 지난 어느 날. 시어머님이 내게 상품권을 내미시는 겁니다. "에미야~~지난 30년이 넘도록 너에게 늘 받기만 했지 내가 너에게 해준 게 없더라.~~이거...너 써라~" 하고 주시는데 왠지 어디서 본 것 같았습니다. 혹시...해서 "이거 어디서 나셨어요?" 하니 "사실 지영이가 며칠 전에 우리 집에 왔었어. 백화점가서 할머니 봄 스웨터 사고 같이 피자 먹자고. 내가 언젠가 지영이랑 텔레비젼 보다가 진달래 빛 옷을 팔길 레 "곱다" 하고 말했더니 이 상품권으로 할머니 옷사준다고 근데......늙은 사람이 옷만 자꾸 사면 뭐하냐? 옷장에 철마다 너 네들이 사준 옷이 가득인데...그것만 입어도 평생 입어~~그러니 내가 너한테 처음으로 옷사준다 생각하고 사 입어~~" 그러면서 어머니는 딸에게 얘기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십니다. 세상에 딸한테 옷 사 입으라고 줬더니 딸은 그걸 할머니 드렸네요. 내리사랑이라고 전 내 딸에게 주었는데 어머님은 또 저에게 주고...사실 제가 어머님께 이걸 안 받으면 맘이 편하기야 하겠지만 전 받기로 했어요. 결혼 38년 동안 신혼 때부터 지금까지 한 달도 거르지 않고 시부모님 용돈을 드렸지요. 삭월 세부터 시작한 터라 처음엔 그게 부담도 되고 내가 힘들 땐 불만인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살다보니 저도 생일날 케익 하나라도 받았으면 너무 좋겠다..싶을 때도 있었지요. 그런데 비록 내손에서 나간 상품권이지만 이게 어머님이 내게 주신 첫 선물이잖아요 그래서 받기로 했습니다. 5월에 친구들이랑 여행갈 때 입을 바람막이 한 장 사야겠습니다. 어머님께 상품권을 받은 후 괜시리 웃음이 나고 꽃도 더 아름다워 보이곤 하네요. 올 봄은 유난히도 햇살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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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통신사 재계약하고 상품권을 한 장 받았습니다. 무엇을 할까 이것저것 기분좋은 상상을 하며 며칠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봄도 되고 해서 딸이 사회생활 하는데 도움이 될까 해서 딸을 불러 상품권을 주었습니다. "밖에 나가면 온통 꽃이잖아~ 너도 이번 기회에 노오란 개나리 같은 원피스 하나 사 입어. 너같이 꽃다울 나이에는 화사하게 입어줘야 해~ 우리 딸이 꽃처럼 예쁘게 하고 다니면 나도 좋거든" 그러자 딸은 그냥 엄마 쓰지...하면서 못 이기는 척 받습니다. 그리곤 바빠서 딸이 옷을 샀는지 확인도 못했지요. 그런데 2주 정도 지난 어느 날. 시어머님이 내게 상품권을 내미시는 겁니다. "에미야~~지난 30년이 넘도록 너에게 늘 받기만 했지 내가 너에게 해준 게 없더라.~~이거...너 써라~" 하고 주시는데 왠지 어디서 본 것 같았습니다. 혹시...해서 "이거 어디서 나셨어요?" 하니 "사실 지영이가 며칠 전에 우리 집에 왔었어. 백화점가서 할머니 봄 스웨터 사고 같이 피자 먹자고. 내가 언젠가 지영이랑 텔레비젼 보다가 진달래 빛 옷을 팔길 레 "곱다" 하고 말했더니 이 상품권으로 할머니 옷사준다고 근데......늙은 사람이 옷만 자꾸 사면 뭐하냐? 옷장에 철마다 너 네들이 사준 옷이 가득인데...그것만 입어도 평생 입어~~그러니 내가 너한테 처음으로 옷사준다 생각하고 사 입어~~" 그러면서 어머니는 딸에게 얘기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십니다. 세상에 딸한테 옷 사 입으라고 줬더니 딸은 그걸 할머니 드렸네요. 내리사랑이라고 전 내 딸에게 주었는데 어머님은 또 저에게 주고...사실 제가 어머님께 이걸 안 받으면 맘이 편하기야 하겠지만 전 받기로 했어요. 결혼 38년 동안 신혼 때부터 지금까지 한 달도 거르지 않고 시부모님 용돈을 드렸지요. 삭월 세부터 시작한 터라 처음엔 그게 부담도 되고 내가 힘들 땐 불만인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살다보니 저도 생일날 케익 하나라도 받았으면 너무 좋겠다..싶을 때도 있었지요. 그런데 비록 내손에서 나간 상품권이지만 이게 어머님이 내게 주신 첫 선물이잖아요 그래서 받기로 했습니다. 5월에 친구들이랑 여행갈 때 입을 바람막이 한 장 사야겠습니다. 어머님께 상품권을 받은 후 괜시리 웃음이 나고 꽃도 더 아름다워 보이곤 하네요. 올 봄은 유난히도 햇살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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