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미향의 저녁스케치

2023/05/02 <선물 사는 행복 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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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근로자의 날인 어제. 일찌감치 취 준 생 아들 참치김밥 싸주고 목살양념구이 구워주니 오전이 후딱 지나갑니다. 음악을 들으며 베란다 식물, 수건 적셔 잎 새마다 먼지를 닦아주며 꼼꼼히 쓰담쓰담 해 줍니다. "엄마 뭐하세요?" "응~ 깎지 벌레도 잡고 먼지도 닦아주는 거지." "허리 아픈데 그냥 약 뿌리시죠." "베란다에 어찌 약을 뿌리노. 실내나 마찬가지인데 안 되지." 그렇게 두 어 시간을 하고나니 정말 허리가 뻐근히 아파옵니다. 대충 씻고 청바지에 썬 글래스 끼고 버스로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화사한 컬러 메니큐 하나 고르고 스포티한 롱 원피스를 입어보니 딱 내 옷 같아 사고, 남편이 갖고 싶다던 메이커 화장품 한 세트 큰 맘 먹고 구입, 대형서점 신간도서에 들러 책장들을 넘기다 친한 언니 회갑선물로 시집 한권과 에세이 한권을 샀습니다. 이 나이 먹도록 영양제 한 알 챙겨본 적 없는데 이제는 우리부부도 세월이 비껴가지 않음을 온몸으로 느껴 결국 영양제 서 너 가지를 눈 질끈 감고 샀습니다. 이제 시어머니와 친정엄마 옷만 사면 될 것 같아 옷가게들을 스캔하다 한눈에 들어오는 연보라 빛과 연한 핑크색 고운 셔츠 두 장을 샀습니다. 카드 결제 문자가 띵똥띵똥 불이 납니다. 늘 가게일로 바쁜 친한 언니네 가게 들러 새 책 두 권을 전해주니 "이기 뭐꼬?" "5월에 언니 회갑 생일이잖아요. 그래서 부산 시내 가서 샀지요. 지금도 멋졌지만 앞으로 더 멋진 인생사시라고 예." 하니 의아해하면서도 고마워합니다. 집에 돌아와서 모두 펼쳐놓고 사진을 찍어 주말부부로 사천에 가있는 남편에게 '나 오늘 이렇게 많이 질렀어." 하고 보내니 답장 않기로 유명한 남편의 톡 답장. '참 잘했어요!' 어버이날 새 옷 받아 입으시고 활짝 웃으실 팔순 넘으신 두 어머니, 화장품 바를 때마다 미소 지을 남편, 영양제랑 비타민 먹으며 건강해질 우리 부부랑 아들. 책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내 생각할 언니, 새 원피스입고 한껏 뽐낼 나. 오늘 이렇게 작은 사치 부리며 뿌듯한 소 확 행 했습니다. 돈은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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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미향의 저녁스케치By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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