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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4월, 꽃이 한창 만개했을 때 구례 화엄사 홍매화를 보러 갔습니다.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을 보러 올라가는 길에 중년의 남성분께서 마주 오는 친구에게 "야, 홍매화 봤어? 기가 막혀!" 라고 하시는데, 웃음이 났습니다. 봄꽃은 중년 남성의 가슴도 설레는구나 싶어서요. 그렇게 화엄사를 둘러보고 구례 오일장에 갔습니다. 시골 오일장치고 규모가 꽤 큰데도 상춘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식당을 들러 백반을 주문을 하였습니다. 음식이 나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다행히 누구도 보채지 않고 시골의 더딤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때 청년이라기엔 좀 나이가 있는 남자분이 큰 쟁반에 상을 봐와서 서빙을 하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일반적이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분은 바쁘게 상을 나르면서도 연신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70이 넘으신 듯한 아저씨가 추가 반찬과 맥주 등을 가지고 오시는데봄 나물과 콩나물무침, 된장국 등 무엇 하나 부족함 없이 맛있었습니다. 식당을 나서는 손님들께 이번엔 안주인이신 분이 허리를 깊이 숙여 감사하다고 몇 번이나 인사를 하십니다. 우리도 덩달아 허리 굽혀 인사를 하고 나오면서 생각했습니다. 작은 마을에서 부모님의 울타리 속에 자기 역할을 하면서 살면 됐지, 무엇이 더 필요할까... 우리 삶이 너무 많은 기대와 욕심으로 차 있지는 않은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건강한 것, 그 하나만으로도 기적 같은 일인 것을....아름다운 봄날의 풍경보다 더 아름다운 가족을 만난 그날이 지금까지도 가슴을 따뜻하게 합니다.
비틀즈의 'Let it be' 신청합니다.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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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4월, 꽃이 한창 만개했을 때 구례 화엄사 홍매화를 보러 갔습니다.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을 보러 올라가는 길에 중년의 남성분께서 마주 오는 친구에게 "야, 홍매화 봤어? 기가 막혀!" 라고 하시는데, 웃음이 났습니다. 봄꽃은 중년 남성의 가슴도 설레는구나 싶어서요. 그렇게 화엄사를 둘러보고 구례 오일장에 갔습니다. 시골 오일장치고 규모가 꽤 큰데도 상춘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식당을 들러 백반을 주문을 하였습니다. 음식이 나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다행히 누구도 보채지 않고 시골의 더딤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때 청년이라기엔 좀 나이가 있는 남자분이 큰 쟁반에 상을 봐와서 서빙을 하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일반적이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분은 바쁘게 상을 나르면서도 연신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70이 넘으신 듯한 아저씨가 추가 반찬과 맥주 등을 가지고 오시는데봄 나물과 콩나물무침, 된장국 등 무엇 하나 부족함 없이 맛있었습니다. 식당을 나서는 손님들께 이번엔 안주인이신 분이 허리를 깊이 숙여 감사하다고 몇 번이나 인사를 하십니다. 우리도 덩달아 허리 굽혀 인사를 하고 나오면서 생각했습니다. 작은 마을에서 부모님의 울타리 속에 자기 역할을 하면서 살면 됐지, 무엇이 더 필요할까... 우리 삶이 너무 많은 기대와 욕심으로 차 있지는 않은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건강한 것, 그 하나만으로도 기적 같은 일인 것을....아름다운 봄날의 풍경보다 더 아름다운 가족을 만난 그날이 지금까지도 가슴을 따뜻하게 합니다.
비틀즈의 'Let it be'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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