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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입대를 앞둔 둘째 아들이 거실에서 뒹굴거리며 드라마를 보다 간식인지 저녁인지 간단히 먹을거리를 챙겨 식탁에 앉길 레, 아들 앞에 나도 앉았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전에 아빠랑 셋이 식사한 날, 카페에서 너 먼저 일어나고 둘이 앉아 거리를 한참 구경했지. 어떤 아기가-아마 어린이집에서 하원 하는 길 같았어. 오른쪽으로 지나갔는데 잠시 후에 왼쪽으로 지나가고 다시 오른쪽으로 가고.. 할머니가 뒤에서 따라가고 있었어. 내가 그랬지. “아기가 할머니 이끌고 다닐 거야.” 했더니. 아빠는 의아해하더라고. 그 뒤로도 한참을 이쪽으로 갔다가 저쪽으로 갔다가, 길을 건너갔다가 다시 건너오고, 가게 계단을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고 하더라. 할머니가 힘드신지 먼저 멀리 가 보는데 아기는 상관없이 여기저기 탐색하기 바쁘니 할머니는 다시 돌아오고. 그 후에 다른 아기들도 유심히 관찰했지. 엄마 손을 잡고 천천히 걷는 아기, 아기 손잡고 뛰듯이 가는 엄마, 업고 가는 엄마, 유모차에 태워 빠르게 가는 엄마. 아기한테 몇 걸음 떨어져서 천천히 따라가 주는 모습은 할머니가 유일했지. 2~30분 정도 지났을까, 결국 할머니는 아기를 업고 가시더라. 나도 3~40대는 왜 그렇게 바쁘게 살았을까? 할머니처럼 기다려주었다면 좋았을 것을. 엄마만 먹는 게 아니라 니들도 먹여야 하잖아. 지금이야 알아서 챙겨 먹고 하지만” 아들이 말합니다. ‘그렇구나. 벌써 잊었네. 물리적으로 정말 시간이 없구나. 애 둘을 입히고, 먹이고, 씻기고, 책도 읽어줘야 하고 남편까지 챙기고. 엄마 정말 바빴구나.’ “장인어른은 아주 느긋했는데 당신은 왜 그리 바빠? 자식은 부모 뒤통수 보고 배운다잖아.” 남편이 말합니다. ‘그래서 느긋한 당신이랑 결혼했나 보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너무 쉽게 잊고 현재 상황에서 타인을 보는 나를 발견합니다. 망각과 생각의 오류에 대한 반성과 몰이해로 상처받을 수 있는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든든한 지원군이 뒤에 있으니 아무 걱정 없이 거리를 탐색할 수 있는 용감한 아기로 키우신 할머니에게도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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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입대를 앞둔 둘째 아들이 거실에서 뒹굴거리며 드라마를 보다 간식인지 저녁인지 간단히 먹을거리를 챙겨 식탁에 앉길 레, 아들 앞에 나도 앉았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전에 아빠랑 셋이 식사한 날, 카페에서 너 먼저 일어나고 둘이 앉아 거리를 한참 구경했지. 어떤 아기가-아마 어린이집에서 하원 하는 길 같았어. 오른쪽으로 지나갔는데 잠시 후에 왼쪽으로 지나가고 다시 오른쪽으로 가고.. 할머니가 뒤에서 따라가고 있었어. 내가 그랬지. “아기가 할머니 이끌고 다닐 거야.” 했더니. 아빠는 의아해하더라고. 그 뒤로도 한참을 이쪽으로 갔다가 저쪽으로 갔다가, 길을 건너갔다가 다시 건너오고, 가게 계단을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고 하더라. 할머니가 힘드신지 먼저 멀리 가 보는데 아기는 상관없이 여기저기 탐색하기 바쁘니 할머니는 다시 돌아오고. 그 후에 다른 아기들도 유심히 관찰했지. 엄마 손을 잡고 천천히 걷는 아기, 아기 손잡고 뛰듯이 가는 엄마, 업고 가는 엄마, 유모차에 태워 빠르게 가는 엄마. 아기한테 몇 걸음 떨어져서 천천히 따라가 주는 모습은 할머니가 유일했지. 2~30분 정도 지났을까, 결국 할머니는 아기를 업고 가시더라. 나도 3~40대는 왜 그렇게 바쁘게 살았을까? 할머니처럼 기다려주었다면 좋았을 것을. 엄마만 먹는 게 아니라 니들도 먹여야 하잖아. 지금이야 알아서 챙겨 먹고 하지만” 아들이 말합니다. ‘그렇구나. 벌써 잊었네. 물리적으로 정말 시간이 없구나. 애 둘을 입히고, 먹이고, 씻기고, 책도 읽어줘야 하고 남편까지 챙기고. 엄마 정말 바빴구나.’ “장인어른은 아주 느긋했는데 당신은 왜 그리 바빠? 자식은 부모 뒤통수 보고 배운다잖아.” 남편이 말합니다. ‘그래서 느긋한 당신이랑 결혼했나 보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너무 쉽게 잊고 현재 상황에서 타인을 보는 나를 발견합니다. 망각과 생각의 오류에 대한 반성과 몰이해로 상처받을 수 있는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든든한 지원군이 뒤에 있으니 아무 걱정 없이 거리를 탐색할 수 있는 용감한 아기로 키우신 할머니에게도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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