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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작년 봄에 경동시장에서 쑥을 사서 삶아 냉동실에 넣어 두었습니다. 그것을 방앗간에가 인절미를 만들어 콩고물에 묻혀 아침에 먹으니 식사대용도 되고 고소한 맛에 즐겨먹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옛 추억 하나를 떠 올렸습니다. 아마 4,5살쯤이 아닌가싶습니다. 전 남원의 주택가에서 살았습니다. 할머니와 우리는 한 울타리 안에 다른 건물에서 살았는데 본채의 할머니 방에서 부엌으로 들어가는 쪽문위에는 선반이 놓여있었고 그 위에는 여러 개의 대나무 그릇이 있었는데 그것은 할머니와 어머니 외에는 손을 대면 안 되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그 안에는 가을걷이가 끝나면 간식거리가 가득 차 있어 할머니는 우리가 심부름을 잘 했거나 착한 일을 했을 때, 할머니를 즐겁게 해 드렸을 때면 대나무그릇에서 무언가를 꺼내 우리의 눈과 입을 행복하게 해 주셨습니다. 어느 날 동네친구와 소꿉장난을 하다가 작은 싸움이 있었습니다. 친구랑 나랑은 서로 억울하다며 울었고 그것을 보신 할머니가 찰떡을 꺼내 콩고물을 묻혀 주셨는데 눈물 콧물 범벅에 급히 먹어서인지 목에 콩고물이 들러붙어 갑자기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 그것은 처음 느끼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었던 것 같습니다. 할머니는 항상 그랬던 것처럼 응급 처치를 해주어 별일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난 할머니를 원망하며 ‘지금부터는 할머니가 준 것은 아무것도 안 먹을 거야!’ 라고 투정을 부렸었죠. 철없던 그때를 생각하면 할머니에게 죄송할 따름입니다. 이제 봄이니 쑥을 좀 많이 사서 인절미를 해 먹으며 할머니를 더 많이 생각 해야겠습니다.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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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에 경동시장에서 쑥을 사서 삶아 냉동실에 넣어 두었습니다. 그것을 방앗간에가 인절미를 만들어 콩고물에 묻혀 아침에 먹으니 식사대용도 되고 고소한 맛에 즐겨먹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옛 추억 하나를 떠 올렸습니다. 아마 4,5살쯤이 아닌가싶습니다. 전 남원의 주택가에서 살았습니다. 할머니와 우리는 한 울타리 안에 다른 건물에서 살았는데 본채의 할머니 방에서 부엌으로 들어가는 쪽문위에는 선반이 놓여있었고 그 위에는 여러 개의 대나무 그릇이 있었는데 그것은 할머니와 어머니 외에는 손을 대면 안 되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그 안에는 가을걷이가 끝나면 간식거리가 가득 차 있어 할머니는 우리가 심부름을 잘 했거나 착한 일을 했을 때, 할머니를 즐겁게 해 드렸을 때면 대나무그릇에서 무언가를 꺼내 우리의 눈과 입을 행복하게 해 주셨습니다. 어느 날 동네친구와 소꿉장난을 하다가 작은 싸움이 있었습니다. 친구랑 나랑은 서로 억울하다며 울었고 그것을 보신 할머니가 찰떡을 꺼내 콩고물을 묻혀 주셨는데 눈물 콧물 범벅에 급히 먹어서인지 목에 콩고물이 들러붙어 갑자기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 그것은 처음 느끼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었던 것 같습니다. 할머니는 항상 그랬던 것처럼 응급 처치를 해주어 별일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난 할머니를 원망하며 ‘지금부터는 할머니가 준 것은 아무것도 안 먹을 거야!’ 라고 투정을 부렸었죠. 철없던 그때를 생각하면 할머니에게 죄송할 따름입니다. 이제 봄이니 쑥을 좀 많이 사서 인절미를 해 먹으며 할머니를 더 많이 생각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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