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미향의 저녁스케치

2023/06/02 <이름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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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언제부터인가 내 이름이 사라졌습니다. 엄마, 어~~이, 누구누구 엄마, 언니...형님...유일하게, 가끔 한 번씩 몸이 안 좋을 때 가는 병원이나 은행에서나 제 이름을 불러줍니다. 그래서 예쁜 첫딸 낳았다고 좋아하셨던 아버지가 지어 주신 내 이름을 찾기로 했습니다. 먼저 남편에게 앞으로 나를 부를 때 ‘어~이’ 라고 부르면 대답 안 할 거라고 했더니 갑자기 왜 그러냐는 눈으로 쳐다봅니다. ‘그럼 뭐라고 불러줄까?’ 라며 장난삼아 말을 하는데 나는 웃지도 않고 예쁜 내 이름을 불러달라고 했더니 ‘우리 나이에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이 어디 있어?’ 그래서 ‘없으면 우리가 먼저 하면 되지. 그러니 앞으로 나를 부를 때 성은 빼더라고 이름 불러줘.’ 그렇게 남편에게 말을 하고 친구들과도 카 톡을 하면서 앞으로 우리 서로 이름을 불러보는 것이 어떠냐고 했더니 좋다는 사람과, 이름이 너무 흔해서 길에서 부르면 서너 명은 뒤 돌아 볼 걸? 하며 싫다는 사람들로 반반이 갈립니다. 여기서 주춤거리면 이도 저도 안 될 것 같아 내가 먼저 친구 이름을 불렀습니다. ‘정희야, 우리 커피 마시러 가도 되나?’ 그러자 ‘미희야, 언제든지 두 손 들고 환영.’ 처음엔 쑥스럽고 멋 적더니 두세 번 하고나니 이젠 자연스럽게 이름을 부르고 있습니다. 친구들끼리 있을 때는 서로 이름을 불러주면서 하하 호호 웃곤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을 때는 이름 뒤에 여사라고 붙여서 부르니까 서로 대우 받는 느낌이라며 다들 좋아들 합니다. 그런데 남편은 아직까지도 영 어색한지 나를 부를 때면 옆에 와서 툭 치는데 그럴 때마다 ‘이름을 부르면 쪼르르 달려 갈 텐데’ 하면서 남편 이름을 불러주었더니 조금 어색하지만, 부르다보면 익숙해지겠지요. 아이들이 엄마라고 불러주는 것도 좋은데 가끔 기분 좋을 때는 이름을 불러달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면서도 아직까지는 불러주지 않지만 기다려 볼 겁니다. 엄마가 살아계실 때는 꼭 이름을 불러주면서 ‘밥 챙겨 먹었냐? 아픈 곳은 없냐? 너무 속상해 하지 마라.’ 하며 내 마음을 위로해 주셨는데 엄마 돌아가시고는 아무도 내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도 없고 또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도 없어 내가 먼저 나서서 찾아야 할 것 같아 해보는데 잘 한 것 맞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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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미향의 저녁스케치By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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