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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뭐 먹고 싶어? 그런 물음을 들을 때 나는 남편이 물으면 '당신 먹고 싶은 거.' 아이들이 물으면 ‘너희들 먹고 싶은 거.' 그래도 꼬치꼬치 물어보면 그저 '아무거나' 였습니다. '내가 한 밥 말고 남이 한 밥이면 다~~맛있어.' 라고.. 그러다가 작년 이맘때쯤 지인이 밴댕이가 제철이라며 강화도에 밴댕이 먹으러 가자고 했습니다. 강화 풍물시장에서 밴댕이 정식을 먹는데....밴댕이 회, 무침, 구이로 푸짐히 한 상이 차려졌습니다. 회나 무침도 싱싱하지만 회 종류는 그리 좋아하진 않아서 기름에 튀긴 듯한 밴댕이가 고소하고 맛있었습니다. 남기고 오기 아깝기도 했지만 고소함이 좋아서 일곱, 여덟 마리 쯤 제가 혼자 다 먹었나 봅니다. 그 이후로 시누이는 "영옥이가 무언가를 그렇게 맛있게 잘 먹는 거는 처음 봤네!" 라고 하고 신랑도 그렇게도 맛있었냐고? 엄청 맛있게! 먹었다고!^^내가 그랬나? 그러고 생각해 보니 가장 큰 이유는 '발라 줄 필요’ 가없어서 입니다. 애기 때부터 입 짧고, 잔병치레 많은 애들 키우느라 하나라도 더 먹이려 동동동. 남편 챙기느라 동동동.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남편과 아들, 딸은 생선이나 간장게장은 발라 먹기 싫어 하나도 안 먹고 휘리릭 밥만 먹고 숟가락을 내려놓으니...그 수저 내려놓기 전 하나라도 더 먹이려고 동동 거리고 살았지요. 고기 집을 가도 아이들이나 신랑이 탄 거 먹을까 봐 전전긍긍, 빨리 먹고 싶어 하는 아이들 기다릴까봐 열심히 고기 굽고.. 아이구, 왜 그랬는지.. 지난해의 '강화도 밴댕이' 이후로 다시 나를 들여다볼 계기가 되었습니다. '코다리 조림, 고등어 갈치조림, 낙지볶음, 오징어 볶음, 황태구이, 고등어구이 등등 제가 좋아하는 거는 전부 다 바다 내음 나는 것들이었네요. 섬마을서 나고 자라서 그런가봅니다. 이제 요즘 누가 뭐 먹고 싶으냐고 하면 '아무거나' 란 대답 대신 콕 집어 말합니다. '코다리 조림? 간장게장? 알탕?‘이렇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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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먹고 싶어? 그런 물음을 들을 때 나는 남편이 물으면 '당신 먹고 싶은 거.' 아이들이 물으면 ‘너희들 먹고 싶은 거.' 그래도 꼬치꼬치 물어보면 그저 '아무거나' 였습니다. '내가 한 밥 말고 남이 한 밥이면 다~~맛있어.' 라고.. 그러다가 작년 이맘때쯤 지인이 밴댕이가 제철이라며 강화도에 밴댕이 먹으러 가자고 했습니다. 강화 풍물시장에서 밴댕이 정식을 먹는데....밴댕이 회, 무침, 구이로 푸짐히 한 상이 차려졌습니다. 회나 무침도 싱싱하지만 회 종류는 그리 좋아하진 않아서 기름에 튀긴 듯한 밴댕이가 고소하고 맛있었습니다. 남기고 오기 아깝기도 했지만 고소함이 좋아서 일곱, 여덟 마리 쯤 제가 혼자 다 먹었나 봅니다. 그 이후로 시누이는 "영옥이가 무언가를 그렇게 맛있게 잘 먹는 거는 처음 봤네!" 라고 하고 신랑도 그렇게도 맛있었냐고? 엄청 맛있게! 먹었다고!^^내가 그랬나? 그러고 생각해 보니 가장 큰 이유는 '발라 줄 필요’ 가없어서 입니다. 애기 때부터 입 짧고, 잔병치레 많은 애들 키우느라 하나라도 더 먹이려 동동동. 남편 챙기느라 동동동.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남편과 아들, 딸은 생선이나 간장게장은 발라 먹기 싫어 하나도 안 먹고 휘리릭 밥만 먹고 숟가락을 내려놓으니...그 수저 내려놓기 전 하나라도 더 먹이려고 동동 거리고 살았지요. 고기 집을 가도 아이들이나 신랑이 탄 거 먹을까 봐 전전긍긍, 빨리 먹고 싶어 하는 아이들 기다릴까봐 열심히 고기 굽고.. 아이구, 왜 그랬는지.. 지난해의 '강화도 밴댕이' 이후로 다시 나를 들여다볼 계기가 되었습니다. '코다리 조림, 고등어 갈치조림, 낙지볶음, 오징어 볶음, 황태구이, 고등어구이 등등 제가 좋아하는 거는 전부 다 바다 내음 나는 것들이었네요. 섬마을서 나고 자라서 그런가봅니다. 이제 요즘 누가 뭐 먹고 싶으냐고 하면 '아무거나' 란 대답 대신 콕 집어 말합니다. '코다리 조림? 간장게장? 알탕?‘이렇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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