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는 남자와 여자 쌍둥이를 키우는 고2 맘입니다. 아이들이 남녀공학을 다니는 관계로 같은 학교에 배정 받았습니다. 근데 얼마 전 아이한테서 들은 한 선생님의 말이 인상 깊게 남아있습니다. 윤리를 가르치는 선생님인데 우리 딸아이가 있는 여자학급에 들어가서 ‘여러분은 결혼을 하지 마십시오. 여자는 결혼을 해서 딱히 얻는 이익이 별로 없습니다. 결혼을 하는 순간 남편 뒷바라지에 아이출산에 육아에..직장을 다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애는 누구한테 맡겨야 하나 눈치를 봐야 합니다. 그리고 직장에서 돌아오면 저녁식사 청소 빨래 등등 힘이 두 배로 듭니다. 그러면 대학 다니며 어렵게 들어간 직장 포기하고 주부가 되는 길을 선택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남편의 월급에 의존해야 하고 남편의 눈치를 봐야하고... 제가 남자지만 여자가 그런 수고스러움을 감수하면서 까지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 들어가야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딸아이도 뭐 그런 말 처음 듣는 게 아니라 그냥 웃고 말았다는데요. 학원 갔다 온 아들의 말이 ‘엄마 오늘 윤리 시간에 결혼에 대해 토론했는데 윤리 선생님이 우리더러 남자는 꼭 결혼해야 한데. 결혼하면 아내가 밥 차려줘, 빨래해줘. 애 낳아줘.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면서 살림 살아 줘. 시댁 제사 까지 다 지내줘. 남자는 회사만 열심히 다니면 된데. 그러니까 우리더러 혼자 살 생각은 절대 하지 말라는 거야. 근데 남자가 점점 결혼하기 힘들 거래. 여자들이 결혼을 안 할 생각을 많이들 한다고.. 그러니까 여자 마음에 드는 멋진 남자가 되어야만 결혼을 할 수 있대.’ 아니 같은 윤리 선생님이 어떻게 이렇게 다른 수업을 하실 수 있는지요. 하긴 주변에 결혼 안한 젊은이들을 많이 보고 있어 저도 정말 머리가 아파지네요. 결혼은 물론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지만 세상이 많이 달라지고 있으니.. 그나저나 우리 아들 결혼 할 수 있게 집안일이며 청소며 설거지 하는 것 등 가르쳐야겠어요. 여자 혼자 독박 살림, 독박 육아는 이제 먼 나라의 이야기가 되게 해야겠습니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유지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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