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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와 여자 친구는 재수학원에서 만났습니다. 저와 방향도 같아 매일 같이 걸었습니다. 근데 여자 친구는 비가와도 그냥 내리는 비를 맞고 걸어가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뛰어가 우산을 씌어주곤 했죠. 비가 오는 날이면 항상 그녀를 학원 앞에서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번, 두 번 우산을 같이 쓰다 보니, 어깨도 닿고, 나중에는 손도 서로 잡게 되고, 그녀의 가방도 들어주게 되었습니다. 도시락 통이 두개나 들어 있는 가방이었지만 저에게는 하나도 무겁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평소 5분이면 도착하는 집을 뺑뺑 둘러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그녀와 함께 있고 싶은 마음에 늦게 집에 들어갔죠. 바다가 보고 싶으면 바다 보러가고, 그녀가 우동이 먹고 싶다면 주머니를 털어 김밥까지 사주었습니다. 그녀가 저에게는 첫사랑이었습니다. 우리의 대화는 끝이 없었습니다. 공부는 왜 해야 하나,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수는 없는 것일까...대학은 왜 가야하나, 학교를 택하느냐, 과를 택하느냐...하지만 우리의 꿈같은 시간은 입시라는 현실에 막을 내려야 했고, 그녀는 부산으로 나는 서울로 이별을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자주 부산으로 내려오면서 우리의 애정 전선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3년이 지나 나는 군대로, 그녀는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났습니다.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만은 변함이 없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언제 부턴가 그녀에게서 편지 답장이 오질 않더니 제가 제대를 앞두고 그녀에게서 온 한 통의 편지는 정말 저를 무너지게 만들었습니다. 한국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그리고 그녀를 잊어 달라는 말과 함께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그 편지를 손에 움켜 지고 내무반에서 얼마나 울었던지...그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다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하면서 그녀를 점차 잊어 갔습니다.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그녀가 영국에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그녀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하니 제 마음이 편했습니다. 이제는 저도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By CBS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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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와 여자 친구는 재수학원에서 만났습니다. 저와 방향도 같아 매일 같이 걸었습니다. 근데 여자 친구는 비가와도 그냥 내리는 비를 맞고 걸어가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뛰어가 우산을 씌어주곤 했죠. 비가 오는 날이면 항상 그녀를 학원 앞에서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번, 두 번 우산을 같이 쓰다 보니, 어깨도 닿고, 나중에는 손도 서로 잡게 되고, 그녀의 가방도 들어주게 되었습니다. 도시락 통이 두개나 들어 있는 가방이었지만 저에게는 하나도 무겁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평소 5분이면 도착하는 집을 뺑뺑 둘러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그녀와 함께 있고 싶은 마음에 늦게 집에 들어갔죠. 바다가 보고 싶으면 바다 보러가고, 그녀가 우동이 먹고 싶다면 주머니를 털어 김밥까지 사주었습니다. 그녀가 저에게는 첫사랑이었습니다. 우리의 대화는 끝이 없었습니다. 공부는 왜 해야 하나,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수는 없는 것일까...대학은 왜 가야하나, 학교를 택하느냐, 과를 택하느냐...하지만 우리의 꿈같은 시간은 입시라는 현실에 막을 내려야 했고, 그녀는 부산으로 나는 서울로 이별을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자주 부산으로 내려오면서 우리의 애정 전선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3년이 지나 나는 군대로, 그녀는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났습니다.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만은 변함이 없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언제 부턴가 그녀에게서 편지 답장이 오질 않더니 제가 제대를 앞두고 그녀에게서 온 한 통의 편지는 정말 저를 무너지게 만들었습니다. 한국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그리고 그녀를 잊어 달라는 말과 함께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그 편지를 손에 움켜 지고 내무반에서 얼마나 울었던지...그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다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하면서 그녀를 점차 잊어 갔습니다.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그녀가 영국에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그녀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하니 제 마음이 편했습니다. 이제는 저도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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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욱 기자수첩[김현정의 뉴스쇼 2부] by CBS](https://podcast-api-images.s3.amazonaws.com/corona/show/158270/logo_300x300.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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