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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결혼을 앞둔 사촌 남동생이 예비 신부를 데리고 인사를 왔습니다. 뒤에 따라온 예비 신부를 보고 저는 살짝 놀랐습니다. 사진보다 훨씬 미인이었고 키도 컸습니다. 사촌 동생은 20대 중반부터 탈모가 왔습니다. 그래서 친구도 잘 만나지 않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져 작은아버지가 많이 속상해하셨지요. 직장은 가발을 쓰고 다녔지만 여자 친구를 만들 용기는 좀처럼 생기지 않았나 보더라고요. 몇 번의 소개팅이나 선 자리에 나가도 머리 관련 얘기를 꺼내면 여자 분들이 다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사촌 동생은 비 혼을 선언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녀석이 10년이 넘는 솔로 생활을 청산하고 결혼까지 골인시켰으니 이 얼마나 놀랄 일인지요. 궁금해진 저는 여자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두 사람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거예요?” 그러자 그녀는 웃으며 얘기합니다. 같은 회사에 다니게 된 둘은 처음엔 그냥 눈인사만 나누는 동료였다고 해요. 어느 날 아버지 기일에 맞춰 산소에 가는 길에 우연히 길가에서 사촌 동생을 만나게 되었고 차를 태워줬다고 하네요. 산소까지 같이 갔는데 한겨울이라 산소 주변이 꽝꽝 얼어 음식을 놓아둘 곳이 없는 것을 본 사촌 동생은 맨손으로 얼음을 깨며 그녀에게 감동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것을 시작으로 둘은 연애를 하게 되었는데 “근데 지금까지 여자 친구가 없던 이유를 말해주는데 너무 어이가 없는 거예요. 저는 무슨 큰 빚이 있는 건가, 도박을 하는 건가, 별 추측을 다 했었거든요. 돌아가신 우리 아빠도 머리가 별로 없으셨는데 엄청 멋있고 다정하셨어요. 우리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잘한 일이 우리 아빠랑 결혼한 거라고 하셨거든요.” 그제야 알았습니다. 사촌 동생이 이렇게 멋진 여성과 만나게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친누나도 아니고 사촌 누나인데 이렇게까지 와 줘서 고마워요.” “아니에요. 오빠 대학 갈 때 첫 등록금 내주신 누님이라고 들어서 꼭 인사드리고 싶었어요.” 사촌 동생은 한술 더 떠서 저에게 “누나, 내가 탈모가 온 게 얼마나 다행이야. 이 나이까지 버티니까 이런 공주님을 만날 수 있었던 거잖아.” 아이고, 정말 천생연분이 따로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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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둔 사촌 남동생이 예비 신부를 데리고 인사를 왔습니다. 뒤에 따라온 예비 신부를 보고 저는 살짝 놀랐습니다. 사진보다 훨씬 미인이었고 키도 컸습니다. 사촌 동생은 20대 중반부터 탈모가 왔습니다. 그래서 친구도 잘 만나지 않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져 작은아버지가 많이 속상해하셨지요. 직장은 가발을 쓰고 다녔지만 여자 친구를 만들 용기는 좀처럼 생기지 않았나 보더라고요. 몇 번의 소개팅이나 선 자리에 나가도 머리 관련 얘기를 꺼내면 여자 분들이 다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사촌 동생은 비 혼을 선언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녀석이 10년이 넘는 솔로 생활을 청산하고 결혼까지 골인시켰으니 이 얼마나 놀랄 일인지요. 궁금해진 저는 여자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두 사람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거예요?” 그러자 그녀는 웃으며 얘기합니다. 같은 회사에 다니게 된 둘은 처음엔 그냥 눈인사만 나누는 동료였다고 해요. 어느 날 아버지 기일에 맞춰 산소에 가는 길에 우연히 길가에서 사촌 동생을 만나게 되었고 차를 태워줬다고 하네요. 산소까지 같이 갔는데 한겨울이라 산소 주변이 꽝꽝 얼어 음식을 놓아둘 곳이 없는 것을 본 사촌 동생은 맨손으로 얼음을 깨며 그녀에게 감동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것을 시작으로 둘은 연애를 하게 되었는데 “근데 지금까지 여자 친구가 없던 이유를 말해주는데 너무 어이가 없는 거예요. 저는 무슨 큰 빚이 있는 건가, 도박을 하는 건가, 별 추측을 다 했었거든요. 돌아가신 우리 아빠도 머리가 별로 없으셨는데 엄청 멋있고 다정하셨어요. 우리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잘한 일이 우리 아빠랑 결혼한 거라고 하셨거든요.” 그제야 알았습니다. 사촌 동생이 이렇게 멋진 여성과 만나게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친누나도 아니고 사촌 누나인데 이렇게까지 와 줘서 고마워요.” “아니에요. 오빠 대학 갈 때 첫 등록금 내주신 누님이라고 들어서 꼭 인사드리고 싶었어요.” 사촌 동생은 한술 더 떠서 저에게 “누나, 내가 탈모가 온 게 얼마나 다행이야. 이 나이까지 버티니까 이런 공주님을 만날 수 있었던 거잖아.” 아이고, 정말 천생연분이 따로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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