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미향의 저녁스케치

2023/06/25 <함상 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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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바다가 보고 싶었습니다. 남편과 대명항으로 향했습니다. 한산하리라 생각했던 포구는 의외로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포구 옆 함상공원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해군 군함으로 바다를 지켜오다 퇴역한 운봉함을 활용해 조성된 공원은 안보 교육 현장으로 손색이 없었습니다. 전시실로 들어갔습니다. 영상관, 선실 체험 공간, 한국전쟁 홍보관, 한주호 준위 추모관 앞에선 마음이 숙연해짐과 동시에 이념의 차이로 남과 북이 아직도 대치 상황임을 실감케 하는 현실은 고통이었습니다. 상갑판을 지나 조타실, 전탐실로 올라갔습니다. 군인들이 생활했던 공간이 보였습니다. 막냇동생이 해군하사관으로 입대해 오랫동안 군복무를 했기에 그들이 생활했던 공간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군장을 메고, 풀고 좁은 계단을 신속하게 오르내리며 출동 준비를 했을 그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그들 속에서 바삐 움직였을 동생의 동선을 그려보는데 고단함이 읽힙니다. 조리실, 군의관 실, 장교실, 작전실, 함장실을 지나 갑판 외부로 나왔습니다. 운봉함에서 바라본 김포와 강화도 전경은 평화롭기 그지없었지만 전후 세대로 전시실을 둘러보고 나와 바라보는 풍경은 달랐습니다. 세월의 물 밑으로 흐르는 누군가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그림 같은 평화가 있음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오늘. 공원 내부를 산책했습니다. 전시된 수륙 양육 장갑차와 초계기를 보며 '한반도에서 아니, 전 세계에서 다시는 이런 전쟁 무기들을 사용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염원을 담은 평화의 메시지를 작성한 후 빨간색 느린 우체통에 넣었습니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분수대를 뒤로 6.25 전쟁 당시 유엔 참전국 나라 국기가 게양된 곳으로 갔습니다. 비석에는 육군, 해군, 공군 파병 숫자와 전사자, 부상자가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의료지원국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자유 민주주의를 꽃피우기 위해 이역만리 타국에서 짧은 생을 마감했던 그들의 희생 앞에 고개 숙여 묵념을 올렸습니다. 지금도 지구 어느 곳에서는 끊임없이 포성이 울리고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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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미향의 저녁스케치By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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