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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중학교 때 신발 앞쪽이 쫙 하고 벌어진 적이 있습니다. 속상한 마음도 잠시, 새 신발을 살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엄마가 퇴근하기를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엄마가 집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엄마에게 벌어진 신발을 보여드렸습니다. 엄마는 방에 있던 아빠에게 “이 앞부분 순간접착제로 붙여줘~”그 순간 들뜬 마음은 짜증으로 바뀌어, 문을 쾅 닫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20년 가까이 지난 얼마 전, 현관에 들어서다 우연히 엄마 신발을 보았습니다. 뒤 굽이 헤질 대로 헤졌고, 낡을 만큼 낡은 신발이었습니다. 같이 일하는 분들께 부끄럽기도 하고 숨기고 싶기도 하였을 텐데, 내색한번 안하고 그 신발을 신고 다닌 엄마를 생각하니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 엄마를 모시고 백화점 신발코너에 갔습니다. 엄마는 지금 신발도 몇 년은 더 신을 수 있다고, 굳이 사줄 거면 시장에서 사자며 완강히 거부하였습니다. 그런 엄마의 등을 떠밀며 한 매장 안에 들어갔고, 내심 엄마의 마음에 든 것이 있는 것을 눈치 챈 저는 그 신발로 결제를 하였습니다. 엄마는 집에 오는 내내 ‘왜 돈을 없 애냐 고, 이 신발가격이면 시장에서 몇 켤레를 더 살수 있다고, 하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집에 도착할 무렵, 엄마는 얘기 하십니다. “너 중학교때 엄마가 새 신발 못 사주고 뒤 굽갈아서 신기고, 본드 붙여서 또 신겨서 미안하다. 마음 같아서는 그때 유행하던 운동화 사주고 싶었는데.. 그게 쉽지가 않더라..” 엄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저는, “그 때가 언젠데 그걸 기억해~ 난 기억도 안나~”하면서 웃어 넘겼지만, 한편으로는 어린 시절 작은 상처로 남아있던 추억에 연고를 바른 듯 아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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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중학교 때 신발 앞쪽이 쫙 하고 벌어진 적이 있습니다. 속상한 마음도 잠시, 새 신발을 살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엄마가 퇴근하기를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엄마가 집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엄마에게 벌어진 신발을 보여드렸습니다. 엄마는 방에 있던 아빠에게 “이 앞부분 순간접착제로 붙여줘~”그 순간 들뜬 마음은 짜증으로 바뀌어, 문을 쾅 닫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20년 가까이 지난 얼마 전, 현관에 들어서다 우연히 엄마 신발을 보았습니다. 뒤 굽이 헤질 대로 헤졌고, 낡을 만큼 낡은 신발이었습니다. 같이 일하는 분들께 부끄럽기도 하고 숨기고 싶기도 하였을 텐데, 내색한번 안하고 그 신발을 신고 다닌 엄마를 생각하니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 엄마를 모시고 백화점 신발코너에 갔습니다. 엄마는 지금 신발도 몇 년은 더 신을 수 있다고, 굳이 사줄 거면 시장에서 사자며 완강히 거부하였습니다. 그런 엄마의 등을 떠밀며 한 매장 안에 들어갔고, 내심 엄마의 마음에 든 것이 있는 것을 눈치 챈 저는 그 신발로 결제를 하였습니다. 엄마는 집에 오는 내내 ‘왜 돈을 없 애냐 고, 이 신발가격이면 시장에서 몇 켤레를 더 살수 있다고, 하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집에 도착할 무렵, 엄마는 얘기 하십니다. “너 중학교때 엄마가 새 신발 못 사주고 뒤 굽갈아서 신기고, 본드 붙여서 또 신겨서 미안하다. 마음 같아서는 그때 유행하던 운동화 사주고 싶었는데.. 그게 쉽지가 않더라..” 엄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저는, “그 때가 언젠데 그걸 기억해~ 난 기억도 안나~”하면서 웃어 넘겼지만, 한편으로는 어린 시절 작은 상처로 남아있던 추억에 연고를 바른 듯 아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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