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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몇 년 만의 해외여행인지, 여권을 들춰보니 7년만입니다. 코로나 시기에는 앞으로 내 사전에 해외여행은 절대 없을 거라 했는데... 지인들이 여행을 다녀오면서 현지의 맛난 간식과 예쁜 물건들을 선물로 주니 나도 마음이 동하였습니다. 그래서 여든이 넘으신 엄마가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마카오라 동생이랑 큰맘 먹고 떠나기로 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해외에서 당황하지 않게 일일이 검색하며 철저하게 계획을 세웠습니다. 비행기 탑승, 기내식 메뉴, 여행지에서 다니는 방법, 현지에서 꼭 구매해야 할 쇼핑리스트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식사 까지 지금 그 때의 일정표를 봐도 참, 그 시절의 ‘나’는 유별나게 꼼꼼했습니다. 빠르게 변화되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 7년이라는 세월의 시간에 나도 생각의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비행기 표 구매하는 것부터 호텔 예약 하는 것 까지 “이렇게 하면 되나, 엄마 모시고 잘 갔다 올 수 있겠지. 별 탈이 있으면 안 되는데.” 근심, 걱정이 가득입니다. 하지만“언니야. 옛날에는 잘도 챙겨서 갔는데 왜 이렇게 약해졌어.”하며 미심쩍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다소 젊은 동생이 그 부족함을 채워주고 있어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 사실, 예전의 나는 낯선 곳을 가면 더 많이 걸으면서 하나라도 더 눈에 담으려 했습니다. 그것이, 돈과 시간을 내어 큰 맘 먹고 여행 하는 자의 도리라 생각했죠. 하지만 지금은 여행을 대하는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새로운 곳에 가서는 그 곳의 공기를 느긋하게 마셔보려 합니다. 이제 빨리 걷고 싶어도 걸을 수 없는 엄마의 발걸음에 맞춰 엄마의 묵디 묵은 옛날이야기도 듣고 언제나 어린 막둥이 일 것 같은 동생의 이야기 그리고 삶 자체로 예쁜 열다섯 살 조카의 이야기를 섞어 가면서 말입니다. 나 어릴 적에 어른들이 그러셨습니다. 딸 낳으면 비행기 탄다고...정말 그 말이 맞나 봅니다. 우리 엄마 딸, 사위 덕에 비행기 타고 마카오 가십니다. 엄마 조금 이라도 건강하실 때 해외여행 보내드리려 하는 남편의 마음이 참 고맙기만 합니다. 이번엔 어떤 추억을 가지고 돌아올지 사뭇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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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만의 해외여행인지, 여권을 들춰보니 7년만입니다. 코로나 시기에는 앞으로 내 사전에 해외여행은 절대 없을 거라 했는데... 지인들이 여행을 다녀오면서 현지의 맛난 간식과 예쁜 물건들을 선물로 주니 나도 마음이 동하였습니다. 그래서 여든이 넘으신 엄마가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마카오라 동생이랑 큰맘 먹고 떠나기로 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해외에서 당황하지 않게 일일이 검색하며 철저하게 계획을 세웠습니다. 비행기 탑승, 기내식 메뉴, 여행지에서 다니는 방법, 현지에서 꼭 구매해야 할 쇼핑리스트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식사 까지 지금 그 때의 일정표를 봐도 참, 그 시절의 ‘나’는 유별나게 꼼꼼했습니다. 빠르게 변화되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 7년이라는 세월의 시간에 나도 생각의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비행기 표 구매하는 것부터 호텔 예약 하는 것 까지 “이렇게 하면 되나, 엄마 모시고 잘 갔다 올 수 있겠지. 별 탈이 있으면 안 되는데.” 근심, 걱정이 가득입니다. 하지만“언니야. 옛날에는 잘도 챙겨서 갔는데 왜 이렇게 약해졌어.”하며 미심쩍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다소 젊은 동생이 그 부족함을 채워주고 있어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 사실, 예전의 나는 낯선 곳을 가면 더 많이 걸으면서 하나라도 더 눈에 담으려 했습니다. 그것이, 돈과 시간을 내어 큰 맘 먹고 여행 하는 자의 도리라 생각했죠. 하지만 지금은 여행을 대하는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새로운 곳에 가서는 그 곳의 공기를 느긋하게 마셔보려 합니다. 이제 빨리 걷고 싶어도 걸을 수 없는 엄마의 발걸음에 맞춰 엄마의 묵디 묵은 옛날이야기도 듣고 언제나 어린 막둥이 일 것 같은 동생의 이야기 그리고 삶 자체로 예쁜 열다섯 살 조카의 이야기를 섞어 가면서 말입니다. 나 어릴 적에 어른들이 그러셨습니다. 딸 낳으면 비행기 탄다고...정말 그 말이 맞나 봅니다. 우리 엄마 딸, 사위 덕에 비행기 타고 마카오 가십니다. 엄마 조금 이라도 건강하실 때 해외여행 보내드리려 하는 남편의 마음이 참 고맙기만 합니다. 이번엔 어떤 추억을 가지고 돌아올지 사뭇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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