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미향의 저녁스케치

2023/09/14 <언니의 따듯한 큰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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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지난주 친정엄마가 계신 요양병원에 다녀왔습니다. 막내오빠랑 새언니, 우리 부부 그렇게 넷이 출발을 했고, 큰오빠 내외도 올라와서 다 함께 만났습니다. 출발 전에 시골에 계신 큰 오빠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언니가 청양 고추나 오이, 가지 같은 거 필요 하냐고 묻는다고...“오빠랑 언니가 농사지은 싱싱한 채소들 먹으면 저야 너무 감사하지요. 근데 오빠! 언니가 따지 말고, 오빠가 조금씩만 따서 가져다주세요.” 점점 상태가 안 좋아지는 엄마를 면회하고 마음 무겁고, 울적한데 큰오빠랑 언니가 차로 우리를 이끕니다. 차에 다가간 순간 입이 떠억 벌어집니다. 차 트렁크는 물론이고 뒷좌석에 까지 그득하게 채워진 야채 보따리들. 연한 깻잎 순이 사과박스에 가득하다 못해 꽉 눌러서 담아져 있고, 가지도 한 아름, 오이도 숫자 세기 벅차게 많네요. 집에 가면서 먹으라고 쪄 온 따끈한 옥수수도 어지나 많은지... 깻잎이나 가지 같은 것은 말려서 두고두고 먹어도 되고, 호박도 많으면 먹기 좋게 잘라서 냉동시켜 먹으라고 합니다. 저희는 그렇게 언니가 챙겨온 맛있는 먹 거리를 차에 옮겨 실었습니다. 울 언니가 시집왔을 때 저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습니다. 6남매의 장남한테 시집 와서 농사일에 바다 일까지 고생 많이 했는데 이젠 아픈 우리 엄마를 대신해서 친정엄마 역할까지 하느라 더 힘드신 것 같아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언니는 해마다, 먹거리들을 택배로 보내줍니다. 언니 덕분에 맛난 나물들, 밑반찬들도 풍성한 식탁이 차려집니다. 정말이지 제 마음도 우리 집 냉장고도 부자가 된 느낌입니다. 오빠와 언니께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합니다. 그리고 오래 오래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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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미향의 저녁스케치By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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