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많은 이들이 ‘올해의 발견’ 중 하나로 꼽는 이 영화의 제목을 ‘조용한 아침의 나라, 더 랜드 오브 모닝 캄(The Land of Morning Calm)’으로 지었다면 영화 내용과 잘 어울렸을 겁니다. 실제로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한국의 현실에 대한 강력한 풍자이고, ‘조용한 아침의 나라’는 한국의 현실에 대한 강력한 반어법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이 영화의 제목은 뜬금없게도 <‘아침바다 갈매기는’> 입니다. 이 제목은 영화 내용과는 거의 상관이 없습니다. 이 말인즉슨, 제목과 내용 간의 괴리를 관객이 상상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는 것이고, 제목의 뜻을 다양하게 해석할 여지가 크다는 뜻입니다. 영화 제목을 정하는 데야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1승》,《소방관》처럼 정공법으로 가는 방법과 《헤어질 결심》,《기생충》처럼 에둘러 가는 방법이 있는데, 이 영화 《아침바다 갈매기는》은 후자 중에서도 윗길이라 할만큼 은유의 농도가 짙습니다. 아니, 어쩌면 은유가 아니라 감독이 그저 자신의 심상에 따라 갖다 붙인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