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봄, 위스키의 본고장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블라인드 테이스팅 결과가 발표되자 연회장은 정적에 휩싸였습니다. 스코틀랜드 위스키도, 아일랜드 위스키도 아닌 대만의 '카발란'이 당당히 1위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위스키는 북쪽의 추운 기후에서 천천히 익어야 한다"는 수백 년 된 상식을 깨뜨린 이 사건은 위스키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았습니다.
연평균 23도, 매년 태풍이 몰아치는 대만의 뜨거운 기후는 원래 위스키 숙성에 '최악'의 조건이었습니다. 1년에 위스키가 증발하는 양인 '천사의 몫(Angel’s Share)'이 스코틀랜드의 5배에 달했으니까요.
하지만 카발란은 이 치명적인 약점을 역이용해, 누구도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을 개척했습니다. 대만의 정교한 '차(茶) 문화'가 어떻게 위스키의 향을 완성했는지, 그리고 '전통의 부재'가 어떻게 혁신의 자유가 되었는지 그 놀라운 과정을 탐험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