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즐거워지는 시간, <라이크 역사> 첫 번째 시간입니다. <라이크 역사>는 한국 근현대 역사를 역사적 사건의 배경이 된 장소, 그리고 사건을 배경으로 한 소설들과 함께 엮어 풀어나가는 팟캐스트 방송입니다. 라이크 역사가 선택한 첫 번째 장소는 바로 ‘운현궁’입니다.

운현궁’, 들어는 보셨겠죠? 흥선대원군의 사저로 고종이 출생하고 자란 곳이죠. ‘운현궁’이라고 하면 저는 자동적으로 『운현궁의 봄』이 떠오릅니다. 「감자」, 「배따라기」, 「광염소나타」 등의 작품으로 한국 근대단편소설의 한 전형을 이뤘다 평가받는 김동인이 쓴 역사소설이죠. 속으로 발톱을 감추며 ‘상갓집 개’라 불릴 만큼 속없는 거렁뱅이 행세를 하던 이하응(흥선대원군)이 자신의 아들을 조선의 왕위에 올리며 권력을 거머쥐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요. 1930년대에 쓰여진 작품이지만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책이 주는 쾌감의 대부분은 흥선대원군이라는 인물의 드라마틱한 삶에서 연유한 것 같습니다. 소설은 이하응이 몰락한 왕족에서 왕보다 더 큰 권력을 거머쥔 대원군의 자리에 오르는 짜릿한 승리의 순간에서 끝을 맺지만, 흥선대원군에 대한 이야기의 시작은 바로 그 순간부터죠.

안동 김씨 세도정치를 몰아내며 날 선 개혁가의 모습으로 정계에 등장한 흥선대원군이지만, 우리에게는 ‘쇄국정치’라는 한 단어로 더 많이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뭔가 모순적이지 않나요? 쇄국정책을 편 개혁가라니요. 야심 찬 젊은 왕족과 노쇠한 권력가 사이의 간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런 의문을 가지고 흥선대원군 정치 활동의 중심이 되었던 운현궁을 찾아갔습니다. 운현궁은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500미터 정도의 거리로,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운현궁은 ‘궁’이란 이름이 붙어있지만 궁궐은 아닙니다. 한때는 창덕궁과 이어질 정도로 큰 규모에 궁궐보다 더 큰 위세를 누렸던 곳이지만 지금은 규모가 많이 줄어 노안당, 노락당, 이로정 세 개의 건물이 남아 있지요.

역사가 즐거워지는 시간, <라이크 역사> 첫 번째 시간입니다. <라이크 역사>는 한국 근현대 역사를 역사적 사건의 배경이 된 장소, 그리고 사건을 배경으로 한 소설들과 함께 엮어 풀어나가는 팟캐스트 방송입니다. 라이크 역사가 선택한 첫 번째 장소는 바로 ‘운현궁’입니다.

‘운현궁’, 들어는 보셨겠죠? 흥선대원군의 사저로 고종이 출생하고 자란 곳이죠. ‘운현궁’이라고 하면 저는 자동적으로 『운현궁의 봄』이 떠오릅니다. 「감자」, 「배따라기」, 「광염소나타」 등의 작품으로 한국 근대단편소설의 한 전형을 이뤘다 평가받는 김동인이 쓴 역사소설이죠. 속으로 발톱을 감추며 ‘상갓집 개’라 불릴 만큼 속없는 거렁뱅이 행세를 하던 이하응(흥선대원군)이 자신의 아들을 조선의 왕위에 올리며 권력을 거머쥐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요. 1930년대에 쓰여진 작품이지만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책이 주는 쾌감의 대부분은 흥선대원군이라는 인물의 드라마틱한 삶에서 연유한 것 같습니다. 소설은 이하응이 몰락한 왕족에서 왕보다 더 큰 권력을 거머쥔 대원군의 자리에 오르는 짜릿한 승리의 순간에서 끝을 맺지만, 흥선대원군에 대한 이야기의 시작은 바로 그 순간부터죠.

[소설] 운현궁의 봄

김동인 | 정산미디어

2009.01.31

안동 김씨 세도정치를 몰아내며 날 선 개혁가의 모습으로 정계에 등장한 흥선대원군이지만, 우리에게는 ‘쇄국정치’라는 한 단어로 더 많이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뭔가 모순적이지 않나요? 쇄국정책을 편 개혁가라니요. 야심 찬 젊은 왕족과 노쇠한 권력가 사이의 간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런 의문을 가지고 흥선대원군 정치 활동의 중심이 되었던 운현궁을 찾아갔습니다. 운현궁은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500미터 정도의 거리로,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운현궁은 ‘궁’이란 이름이 붙어있지만 궁궐은 아닙니다. 한때는 창덕궁과 이어질 정도로 큰 규모에 궁궐보다 더 큰 위세를 누렸던 곳이지만 지금은 규모가 많이 줄어 노안당, 노락당, 이로정 세 개의 건물이 남아 있지요.

(위) 노안당 전경 (아래) 노락당 현판과 측면 건물

노안당은 운현궁의 사랑채로, 흥선대원군 집권 시기에 국가 정책들이 논의되던 곳이라고 합니다. 노락당은 운현궁에서 가장 크고 중심이 되는 건물로, 고종과 명성황후의 결혼식인 가례가 행해진 곳이라고 하고요. 이로당은 안채로 지어진 건물인데, 여자들만의 공간으로 외부인이 함부로 들어올 수 없게 ㅁ자 모양으로 지은 모습이 특징적입니다. 지금의 축소된 운현궁에서 과거의 영화를 찾아보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남아있는 건물에서는 전통 한옥의 깊은 맛과 멋이 그윽하게 느껴집니다.

평화롭고 고즈넉한 분위기의 운현궁. 하지만 운현궁이 품고 있는 역사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라이크 역사> 1화에서는 국내 정치에서는 개혁의 행보를 보였지만 대외 정책에 있어서는 쇄국 정책을 고수해야 했던 흥선대원군의 입장, 그리고 그 선택의 한계와 조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흥선대원군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이에 대해서 좋다 나쁘다 한 문장으로 결론 내리긴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때 우리에게 부족했던 점은 무엇인지, 오판했던 것은 어떤 상황인지는 선명해집니다. 그래서 역사 공부가 필요한 것 같네요. 더 자세한 내용은 방송을 청취해주세요.

<라이크 역사>, 다음 편에서는 임오군란과 갑신정변의 배경이 되는 창덕궁으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