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국방장관이 지난 9월 6일 취임 직후 국방부 기자실을 방문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군의 역할을 강조하는 와중에 비속어를 남발했습니다. 또 "직을 걸고 싸우겠다"며 야당을 향한 거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습니다. 몇몇 기자들과 국방부 당국자들은 "장관의 입이 큰일 내겠다"며 걱정했습니다. 기우가 아니었습니다. 지난 8일 국회 국방위의 국방부 국감에서 김용현 장관은 야당과 심하게 다퉜습니다. 한국의 문민통제는 독특합니다. 형식적으로는 국방장관이 문민정부를 대리해 군을 지휘하지만, 내용적으로 들어가 보면, 국방장관은 동시에 군을 대표하는 이중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군의 대표인 김용현 국방장관이 야당과 벌이는 대립은 군의 정치적 행위로 비칠 수 있습니다. 정치중립을 신주단지처럼 여겨야 하는 군인들에게 무거운 짐이 됩니다. 야당의 공격은 김용현 장관이 어떻게든 스스로 흡수하고 군에는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할 텐데,상황은 정반대로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