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원은석(원PD), 철학-정윤승(정철학), 상담-서명석(서상담), 심리-김현경(김작가)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
이제는 실제 사례를 통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살펴 보았습니다.
친구들에게 관심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여
주변의 친구들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고민하는 대학생의 사연을 통해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 사연소개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2015년 12월 14일 사연 재구성] -
사람들이 다 저를 싫어하고 무시하는 것 같이 느껴져요. 특히 단톡방에서 제가 질문/격려/제안을 했는데 답이 없거나, 일상 생활에서 대화를 나눌 때 아주 살짝 마찰이 있을 경우에 그런 우울감이 더 커져요. 생일 때도 쿨한 척 했지만 사실은 누가 나를 축하해주는지, 축하해주지 않는지 다 보면서 혹시 나를 싫어하나 싶어서 최근 다른 사람들의 지난 생일 날짜들까지 단톡방을 거슬러올라가서 살펴보기도 했어요. 다른 사람의 생일에는 축하한다는 한마디 쉽게 남기던 사람들이 제 생일 때는 다들 조용히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시험 기간이라 어쩔 수 없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도요.
모든 사람들에 대해서 불안하기도 한데, 특정 몇몇 인물들에 대해서 더 그런 생각이 들어요. 딱히 제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그래요. 괜히 내가 온오프라인에서 말을 많이 하고 나대서 안 좋게 보이나? 사회 이슈에 대해 관심 많은 척 하는 것 같아서 싫은가? 내가 재미없어서 싫은가? 징징대서 싫은가? 내가 별로 똑똑하지 않은데 같이 듣는 수업에서 성적을 훨씬 더 잘 받아서 그때부터 나를 싫어했나? 옷을 너무 튀게 입어서 싫어하나? 그런 생각들이 들어요. 정말 근본이 없는 걸 아는데도 이상한 걱정을 떨칠 수가 없어요.
가끔 '00아'라고 친근하게 불러주는 작은 부분에서 '내가 괜히 착각을 했구나'라며 크게 안도하기도 하는데, 이내 다시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아서 겁이 나요. 특별한 계기도 없었는데 말이에요. 그리고 그런 느낌이 들 때면 제 주변 사람들이 저를 비웃고 있는데 저만 모르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극도로 의기소침해지는 걸 들킬까봐 쿨한 척 해요.
제가 사랑받고 많은 사람들을 끌어당길 만큼 잘나지 않았는데 괜히 그런 사람들을 흉내내고 있나봐요. 그래서 자존감이 자꾸 떨어지게 되면서 그런 생각들을 하나봐요. 너무 우울하고 불안하고 속상하네요.
분명히 저를 사랑해주고 좋아해주는 친구들이 있거든요. 꽤 많아요. 그런데도 그 친구들은 예외 정도로 생각이 들고, 나는 대다수에게 비호감인 사람인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이런 생각이 더 많이 들어서 진짜 저를 사랑해주는 사람들한테까지도 하게 돼요.
이런 피해망상이 초등학교쯤? 친구들에게 상처를 처음 받았을 즈음, 그리고 ‘나는 생각보다 인기가 많지 않구나’ 라는 걸 알았을 때쯤부터 조금씩 있었는데, 그렇게 크지는 않고 아주 가끔 들었었거든요. 고등학교 이후, 교우 관계를 한 번도 해친 적 없이 누구에게나 둥글둥글하고 활발하고 좋은 사람으로 지내오면서 거의 사라졌었는데 요즘들어 이런 생각이 점점 저를 잡아먹고 있어요. 대학에 와서 자존감을 완전히 잃어버렸어요. 어딘가에서 스스로를 놓쳐버렸어요.
아무 계기도 없는데 그래요. 그런데도 상담을 받으면 나아지나요? 이런 마음을 친구들에게 털어놓으면 뭐 이런 대수롭지 않은 걸 가지고 우울해하는지, 괜히 비련의 주인공인 척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