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의 울음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폭풍 같은 통곡이 아니라 벌판에 나부끼는 바람처럼 흐느낌의 형태로 지속된다. 이때 '조용한 울음'은 남이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조용한 정도가 아니라, 때로는 너무 조용해서 자기 자신도 자기가 울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조용한 울음이다. 실제로 우리는 삶이 비애라는 사실을 자주 잊고 산다. 그러나 '어느 밤'이 찾아오면, 비로소 고요한 침잠과 성찰의 시간이 오면, 그때야 깨닫게 된다. 산다는 것은 슬픈 것이다. 힘든 것이다. 허무한 것이다.
-18쪽, 1장 가난한 갈대의 사랑노래 中에서
...함께 읽는 책, 《시를 잊은 그대에게》 1장 가난한 갈대의 사랑노래, 7장 노래를 잊은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