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현직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형사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트럼프. 그가 유죄판결 후 첫 대중 일정으로 찾은 곳은 다름 아닌 이종격투기 UFC 경기장이었습니다. 그의 격투기 사랑은 어제오늘 일은 아닙니다. 2007년 프로레슬링 WWE 레슬매니아23에서는 WWE 회장 빈스 맥마흔을 때려눕힌 뒤 그의 머리를 삭발하는 이벤트를 벌였고, 2013년엔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UFC 경기장을 찾은 건 일단은 그의 성격과 취향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트럼프는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깔보고 짓누르는 언행을 젊을 때부터 일삼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치를 시작한 이후에도 자신의 상대를 '때려눕히겠다', '철창에 가두어 버리겠다'는 등등의 말을 자주 합니다. 오는 11월 5일 대통령선거를 앞둔 트럼프에게, 상대를 힘으로 제압하고 포효하는 격투의 현장은 꽤 어울리는 장소일 수 있습니다. 속으로는 바이든 대통령을 때려눕히는 상상을 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대선 승리가 유력한 후보가 선거 다섯 달도 안 남은 시점에, 그냥 개인의 취향에 따라 대중 노출의 중요한 기회를 선택하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