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언론인 대담 - Voice of A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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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언론인 대담] "북한, 바이든 정부 1순위 과제"...CNN 안보 전문기자, 비비안 살라마
    언론 자유와 양성평등, 두 가지 영역에서 동시에 노력하는 여성 언론인들을 만나보는 ‘여성 언론인 대담’ 시간입니다. 저는 오종수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주 새롭게 출범했습니다. 북한에서 이 방송을 듣는 분들은 과연,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궁금하실 텐데요. 그래서 오늘은 안보 전문기자를 초대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백악관 출입기자를 거쳐, CNN에서 국가 안보 현안을 보도하고 있는 비비안 살라마 기자입니다. 지금 바로 이야기 듣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VOA 한국어 방송 청취자들께 자기소개를 해주실까요?
    살라마) 네, 제 이름은 비비안 살라마(Vivian Salama)입니다. CNN 소속 국가안보 전문기자이고요. 그전에는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백악관 출입기자를 했습니다. 그보다 앞서서는, NBC 방송의 정치부 기자였고요. 그전에는 AP통신에서 외교ㆍ안보 담당 기자와 이라크 지국장 등을 맡았었습니다. 기자 생활을 한 지는 20년 정도 됐습니다. 
    기자) 안보 전문기자이시니까, 이것부터 여쭐게요. 신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북한 문제는 정책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란 핵 문제를 비롯해 더 급한 안보 현안이 많다는 거죠. 실제 그렇게 보십니까?
    살라마)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 문제는 역대 어느 미국 행정부에서도 최우선 안보 현안으로 분류해왔어요. 바이든 행정부도 예외가 아닙니다. 새 정부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의 주요 정책 과제에서 북한 문제가 1순위 집단에 들어가 있는 것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결코 뒷순위로 미뤄서는 안 될 과제가 바로 북한인 거죠. 
    기자) 북한 문제가 어째서 그렇게 중요합니까?
    살라마) 미군 병력 수십만 명이 아시아에 배치돼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실제적인 위협을 주는 게 북한의 핵 활동이에요. 물론 중국도 잠재적인 위협이긴 합니다만, 북한처럼 공개적으로 미국을 상대로 군사적 적대감을 표시하거나, 도발 행위를 하진 않았습니다. 
    기자) 미군을 보호하기 위해서, 북핵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살라마) 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도 있습니다. 역내 미국의 많은 동맹 국가들, 그러니까 일본, 한국, 필리핀을 비롯한 나라들이 있잖아요. 이 나라들과 미국이 상호방위 조약들로 엮인 상태입니다. 따라서, 동맹국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미국은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표를 꾸준히 추구했습니다. 새 정부에서도 이런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겁니다. 
    기자) 새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그 목표를 성취할지가 관건 아니겠습니까?
    살라마) 정상 간 1대 1 담판, 그러니까,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는 일은 일어나기 힘들 겁니다. 북한이 먼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그렇습니다. 이 점이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와 바이든 신임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의 가장 큰 차이인데요.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핵 포기가 가시적으로 확인돼야 미-북 정상 회담이 가능하다는 원칙이 확고합니다. 따라서, 북한이 먼저 행동에 나서야 상황이 개선될 겁니다. 아마도 실무선에서 대화가 시작될 수 있겠지만, 거기서 성과가 없으면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을 거라고 봅니다. 결국 모든 게 북한에 달렸습니다. 
    기자) 살라마 기자 본인의 이야기로 돌아가죠. 안보 전문기자가 되신 계기는 뭔가요?
    살라마) 기자 생활 초창기에 해외 특파원 활동만 13년간 했어요. 그동안 주재했던 나라가 6개국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내전 중인 중동 국가 아니면, 테러·분쟁이 잦은 남아시아 지역을 다녔습니다. 그러다 보니, 국제 안보 현안이 보도 활동의 중심에 자리 잡았죠. 실제로 전투 현장 한복판에 나가 종군기자 생활을 하기도 했고요.
    기자) 그럼 지금까지 언론인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좋았던 일과 나빴던 일은 뭔가요?
    살라마) 고르기가 힘드네요. 좋았던 일이 너무 많아서요. 그런데, 나빴던 일은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전쟁의 현장에서 무고한 민간인들이 희생되는 것을 너무나 많이 목격했습니다. 목숨을 부지했더라도, 난민이 돼서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사람도 수없이 봤고요. 정말 기본적인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비참하게 살아가는 겁니다. 그 참상은 언제까지나 제 가슴 속에 무겁게 남아 있을 거예요. 전쟁은 없어야 합니다. 그게 제가 안보 전문기자로 일하는 목적의식이에요. 분쟁과 불안정을 세계에 알려서, 국제 사회의 대응을 촉구하고, 궁극적으로 안정과 평화를 추구하는 겁니다. 
    기자) 좋았던 일도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죠.
    살라마) 가족 간에 생이별했던 난민들이 국제기구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상봉하는 경우를 몇 번 지켜봤어요. 소식도 없고 생사도 몰랐던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현장 말입니다. 전쟁은 힘없는 민간인들을 죽음의 문턱으로 내모는데, 그 상황에서 가족과도 떨어지게 되면, 그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거든요. 그 아픔이 해소되는 광경을 목격했던 게, 기자 생활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기자) 안보 전문기자를 여성이 맡는 경우가 드물잖아요. 그동안 여성이라서 겪은 어려움은 없었나요?
    살라마) 어려운 점도 있었고, 쉬운 점도 있어요. 하하하. 그런데 그 어려운 점을 어려움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해요. 왜냐면 남성과 여성을 대우하는 데 격차(gap)가 있는 건 우리 사회 어느 곳에서나 현실이니까요. 바꿔나가야 합니다. 언론계뿐 아니라 각 분야에서 진전은 있었습니다만, 더 개선해 나가야 해요. 그래서 언론의 역할이 더 중요합니다. 여성 앵커와 여성 전문기자, 여성 분석가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합니다. 
    기자) 본인의 경험을 통해 봤을 때, 특히 어떤 쪽에서 양성평등에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살라마) 전쟁 현장에서 고통받는 민간인의 대다수는 여성이에요. 그런데 전장을 취재하는 기자는 모두 남성입니다. 남성의 시각으로 보도하다 보니까, 전세가 어떻게 바뀌는지, 누가 어느 지역을 장악했는지, 이런 것에만 중점을 둡니다. 민간인 피해 상황은 분쟁 보도에서 뒷전이에요. 그래서 제가 AP통신 이라크 지국장을 할 당시, 이런 보도 관행을 바꾸도록 했습니다. AP통신 기사는 다른 매체들이 전제하거나 참고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효과가 컸어요. 그때부터 미국 언론의 분쟁 보도에서 민간인 피해와 난민 상황에 관한 이야기 비중이 커졌습니다. 그전에는 전쟁의 표면에만 초점을 맞췄지, 그 안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전무했었어요. 
    기자) 여성으로서 분쟁 현장을 취재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살라마) 네. 그렇게 말씀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여성이 분쟁 지역에서 보도하는 게 과연 어떤 경험이냐고 물으십니다. 그러면서 ‘힘들었겠다’, ‘어떻게 버텼냐’, 걱정을 해주셔요. 제약이 컸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물론 그런 게 대부분 사실입니다. 그런데, 여성이라서 이점도 있었어요. 여성은 (전투원이 아니기 때문에) 분쟁 현장에서 ‘위협’으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취재 대상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어요. 
    기자) 분쟁 취재에는 오히려, 여성이라는 점이 장점일 수 있는 거네요?
    살라마) 네. 이점이 또 있는데요. 중동이나 이슬람권에서는 남성이, 가족 이외 여성에게 말을 걸 수 없는 곳들이 많아요. 율법 때문이죠. 저는 여성이니까 거기서 자유로웠습니다. 그래서 민간인 분쟁 피해자와 난민 취재를 충실하게 할 수 있었던 거예요. 난민 피해가 크게 발생한 곳에서 저 혼자, 몇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여성 피해자들과 인터뷰를 했던 적도 있었어요. 다른 외신에 소속된 남자 기자들은 취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기자) 이제 ‘언론 자유’ 이야기를 해보죠. 미국 사회의 언론 자유도를 1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면, 몇 점이나 주시겠습니까?
    살라마) 아…, 딱히 몇 점이다, 집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고요. 우리 언론이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게 제 판단입니다. ‘도전’이란 말은 뭐냐면, 물리적인 언론 탄압이 아니고요, 언론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이전보다 많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일부 정치 지도자들과 공직자들이 언론을 직설적으로 공격하면서 일어난 일인데요. 앞으로 나아질 거라고 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언론의 신뢰가 높았던 적도 있고 낮았던 적도 있어요. 오르락내리락했는데, 언론이 더 잘하면 대중을 폭넓게 포용할 수 있습니다. 
    기자) 물리적인 위협이 없는 미국에서는, 언론 자유의 수준은 매체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는 말씀이군요?
    살라마) 네. ‘언론 자유’에 대한 실제적 사례를 말씀드리자면, 제가 다녀본 중동, 이슬람권 국가들에선 아예 그런 게 없어요. 이집트 같은 곳이 대표적입니다. 조금이라도 권력에 비판적인 기사를 쓰면, 언론인들이 줄기차게 잡혀들어가요. 언론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던 이유 하나 만으로요. 크게 위험하고, 부당한 일이죠. 제가 미국 언론인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기자) 앞으로 계획이나 목표는 뭡니까? 10년 뒤엔 어떤 모습일 거라고 기대하세요?
    살라마) 하하하, 10년 뒤라…. 제가 워낙 일을 많이 해서 그런가, ‘일과 생활의 균형(work-life balance)’이 좀 맞는 삶을 살고 싶어요. 그리고 언론인으로서 10년 동안 더 발전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특히 저처럼 외교·안보 전문기자나 정치 전문기자가 활동하는 워싱턴 D.C.에서는 언론 활동이 세계 어느 곳보다 중요해요. 그렇기 때문에 기자들에게 더 높은 실력이 요구됩니다. 그 기준은 계속 높아지고 있어요. 거기에 못 미치는 존재가 되지 않고, 이끌어 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기자) 워싱턴에 있는 기자들이 더 높은 실력을 갖춰야 하는 이유는 뭡니까?
    살라마) 미국 전체, 그리고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뉴스들이 나오는 곳이 워싱턴이니까요. 그래서 워싱턴에서는 기자라는 직업이 정말 중요해요. 큰 뉴스를 정확하고도 신속하게 전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저희에게 부여돼 있는 거죠. 또한 세계 최대 권력 기관인 백악관을 감시하고, 국무부를 감시하고, 미 연방 의회를 감시하는 일도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기자들의 임무입니다.  
    기자) 마무리할 시간입니다. 북한에서 VOA를 듣는 분들을 포함한 세계인들에게, ‘언론 자유’와 ‘양성평등’에 관해 어떤 말을 해주시겠습니까?
    살라마) 세계 어느 곳에 있든, 사회 진보를 이뤄나가는 기회를 놓지 마세요. 제가 특파원으로 있었던 (이슬람권) 나라들에서는 여성의 권리가 심각하게 제약된 곳이 많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진전이 이뤄지고 있어요. 사우디아라비아가 대표적인데요. 여성 단독 여행 제한, 여성 운전 금지, 이런 것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차례로 풀리고 있어요. 이런 변화가 사우디 당국의 전향적 조치에 따른 것으로 보도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건 그게 아니에요. 현지 여성들이 포기하지 않고, 권리를 찾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한 성과입니다. 이런 긍정적인 변화가 북한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언론 자유도 마찬가지예요. 노력해야 성취할 수 있습니다.
    언론 자유와 양성평등, 두 가지 영역에서 동시에 노력하는 여성 언론인들을 만나보는 ‘여성 언론인 대담’, 오늘은 비비안 살라마 CNN 국가안보 전문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지금까지 오종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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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언론인 대담] 음식 전문기자, '푸드 네트워크' 제이미 사이어
    언론 자유와 양성평등, 두 가지 영역에서 동시에 노력하는 여성 언론인들을 만나보는 ‘여성 언론인 대담’ 시간입니다. 저는 오종수입니다.  연말연시 미국에서는, 곳곳에 흩어져있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나누는 전통이 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여행과 모임을 자제할 것을 당국에서 권고했지만, 연말 분위기는 여전히 고조되는 중인데요. 그래서 오늘은 ‘음식 전문 기자’를 초대했습니다.  음식 전문 방송 ‘푸드 네트워크(Food Network)’에서 인기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는 제이미 사이어(Jaymee Sire) 기자인데요. 지금 바로 이야기 듣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VOA 한국어 방송 청취자들께 자기소개를 해주시죠.
    사이어) 네. 제 이름은 제이미 사이어입니다. 20년 가까이 된 텔레비전 방송 진행자이고요. 2002년에 워싱턴주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언론계에 입문했습니다. 몬태나주와 (캘리포니아주의) 샌디에이고 등지에 있는 지역 방송국들을 거쳤고요. 코네티컷주에 있는 스포츠 전문방송 ‘ESPN’에서 일할 무렵,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졌습니다. 지금은 뉴욕시를 근거지로, ‘푸드 네트워크’ 등을 통해 음식 전문 방송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 스포츠 전문 기자에서 음식 전문 기자로 방향을 바꾸신 거네요? 이유가 뭡니까?
    사이어) 좋은 질문입니다. 제 언론 경력 초기에서 중기까지의 활동은 스포츠 기자, 또는 스포츠 앵커에 초점을 뒀는데요. 동시에 개인적으로 음식과 여행에 관한 열정이 커졌습니다. 그래서 음식과 여행을 주제로 조사ㆍ연구 활동을 벌여서, 개인 블로그(온라인 일기장)와 인터넷 사회연결망에 올렸는데요. 그 내용에 대중의 호응이 너무나 좋았어요. 그래서 아예 제 방송 활동의 중심을 음식 쪽으로 전환한 겁니다.
    기자) 음식에 관한 열정이 커진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사이어) ‘음식’이나 ‘요리’에 관해, 보통 사람들은 취미 활동 정도로 여기는데요. 하지만 음식에는 우리 인간이 가꿔온 문화의 본질이 응축돼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인류가 고도 문명의 주인공이 되기 전에, ‘먹고 사는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했으니까요. 나라나 민족 간에 문화가 다른 것처럼 음식도 지역마다 크게 달라요. 그래서 저는 많은 나라를 여행하고, 그곳의 음식을 맛보는 일을 했습니다. 시청자들께서는 저의 그런 모습을 방송을 통해 보시고 대리 만족을 하시는 거죠.
    기자) 여러 나라를 다녀본 결과, 최고의 음식은 어느 나라 음식입니까?
    사이어) 세계 최고의 음식이 뭐냐고요? 하하하…. 굉장히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네요. 왜냐면, 저는 여행을 사랑하고 여행지마다 독특한 문화와 음식을 맛보는 일이 좋아하는데요, 각자 저마다의 가치가 있어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거죠. 특정 지역의 음식은 그 지역의 자연환경과 농ㆍ수ㆍ축산업 현황, 그리고 사회 풍습과 문화가 녹아든 결정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인들이 추수감사절에 칠면조를 먹는 건, 이곳에 그만큼 많은 칠면조가 살고 있기 때문이에요. 주택가에 야생 칠면조가 돌아다니기도 하고, 농장에서도 많이 키우니까요. 그리고 성탄절에 옥수수빵을 먹는 건, 그만큼 미국에서 밀과 옥수수가 풍족하게 재배되고 있는 것과 관련 있습니다. 
    기자) 진행 중이신 방송 프로그램에선 다루지 않았던 것 같은데, 한국 음식도 먹어 보셨습니까?
    사이어) 네, 먹어 봤습니다. 한국 음식을 사랑해요. 그런데 아직 방송에서 다루기에는 한국 음식에 대한 경험이 부족합니다. 혹시 뉴욕에 오시거나, 제가 워싱턴으로 가면 한국 음식 ‘맛집’에 좀 데려가 주세요. 저희 방송에서 한 번 소개하겠습니다. 하하하.
    기자) 음식과 함께 여행에 관한 방송 활동도 하고 계시잖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어디였나요?
    사이어)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라…, 그것도 참 좋은 질문이네요. 왜냐면 제가 직업 덕택에 세계 곳곳을 다니는 행운을 누리고 있으니까요. 그중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나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입니다. 몇 년 전에 남아공에 가서, 수도(중의 하나)인 케이프타운을 방문하고, 사파리(야생동물 관람)도 해봤는데요. 저의 ‘인생 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깊은 인상이 남아있어요. 남아공은 ‘야생의 대륙’ 아프리카에 세워진 고도 산업사회이기 때문입니다.
    기자) ‘야생’과 산업이 공존하는 여행지를 좋아하시는 거군요?
    사이어) 네. 그 밖에 제가 좋아하는 여행지들도 비슷한 성격을 가졌어요. 남미의 페루, 카리브해 섬나라인 도미니카공화국에서도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20여 개 나라를 다녀봤는데요. 앞으로 가볼 곳이 더 많아요. 그래서 기대가 큽니다.
    기자) 그럼 지금까지 방송 경력이 얼마나 되신 건가요?
    사이어) 아까 20년 가깝다고 말씀드렸는데, 학창 시절 인턴(수습 직원) 경험까지 합치면 훨씬 길어요. 말하자면, 어린 시절부터 방송계를 동경하고 ‘이게 내가 나아갈 길’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방송 외에 다른 일을 하는 제 모습은 상상해본 적도 없어요. 
    기자) 방송계를 동경하게 된 계기는 뭡니까?
    사이어) 아마도 고등학교 때 언론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학교 신문 편집장으로 일했고, 졸업앨범 제작 위원으로도 활동했는데요. 그 일들이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인쇄 매체 언론의 ‘맛’을 살짝 보고 매료된 셈인데요. 그 뒤로 방송 매체에 관심을 가지고, 특별활동 연설반과 연극반에 가입해서 ‘말하는 연습’을 했어요. 방송에서는 정확한 발음으로 또박또박 사실을 전달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그런 훈련을 거치고 나서, 제 삶을 방송에 바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자) 그럼 20년 가까운 방송 경력에서 가장 좋았던 일과 나빴던 일은 뭔가요?
    사이어) 하하, 그것도 좋은 질문이네요. 나빴던 일부터 말씀드리면, 방송인으로서 한창 주가를 올릴 때 정리해고된 적이 있어요. 2017년에 회사(ESPN)에서 경영상 이유로 기자와 보도 인력 등 100명을 내보냈는데, 그중에 한 명이 저였습니다. 뭐 그게, 음식과 여행 쪽으로 보도 활동을 전환한 또 하나의 계기이기도 합니다만, 저는 여전히 스포츠를 사랑합니다. 
    기자) 그럼 좋았던 일은요?
    사이어) 좋았던 일은 굉장히 많아요. 스포츠 기자 시절에 (메이저리그 야구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2012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현장에서 보도한 걸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자이언츠가 2년 뒤 또 우승했는데, 그때도 제가 현장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에 ‘푸드 네트워크’에서 저한테 계약을 제의했을 때도 잊을 수가 없어요. 또한 ‘푸드 네트워크’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아이언 셰프 쇼다운(Iron Chef Showdownㆍ요리 대결 프로그램)’의 진행자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됐을 때도 기억에 남습니다. 
    기자) 언론계가 남성 지배적이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여성 방송 진행자로서 이 정도로 주목받기까지, 어려운 일은 없었나요?
    사이어) 음…, (언론계의 양성평등 현황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카메라 앞에 직접 나서는 사람들만 봐도, 여성의 비중이 최근 크게 늘고 있잖아요. 시청자 중에 절반은 여성이니까, 당연히 그들의 시각에서 방송을 진행해줄 사람이 늘어야 하는 거죠. 선배 여성 언론인들이 노력하신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화면에 안 나오는, 제작진 중에도 여성이 많아지고 있어요. 그런데, 음식 관련 방송은 여성 시청자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여성 진행자가 계속 늘어나야 할 필요가 있어요. 
    기자) 양성평등 현황이 나아지고 있어서, 개인적인 어려움은 없었다고 이해하면 됩니까?
    사이어) 그건 아녜요. 제가 처음 방송에 입문했을 땐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양성 간에 ‘봉급 격차(gender wage gap)’가 컸어요. 무슨 말이냐면, 같은 일을 하고도, 저는 남성 동료보다 훨씬 적은 보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방송 진행자의 성별 안배가 크게 나아졌다고 말씀드렸지만, 방송국 경영진은 아직도 대다수가 남성이에요. 이 문제는 방송ㆍ 언론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모두가 주목하고 노력해야 할 사안이에요.
    기자) 이제 ‘언론 자유’ 이야기를 해보죠. 미국 사회의 언론 자유도를 1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면, 몇 점이나 주시겠습니까?
    사이어) 와아, 그것참 어려운 질문이네요.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매체를 ‘가짜 뉴스’로 규정하고, 계속해서 적대적인 발언을 하는 건 분명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정치권에서 바로 잡아야 할 문제인데요. 하지만 저는 정치적으로 민감하지 않은 분야를 담당한 기자라서, 미국의 언론 자유에 크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제가 쓰고 싶은 기사를 쓰고, 방송에 나가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하고 있으니까요. 
    기자) 앞으로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어떤 겁니까?
    사이어) 흠, 좋은 질문인데요. 제 이름을 내건 종합 음식-여행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제이미 사이어 쇼’ 같은 거죠. 몇 년 안에 이룰 수 있다고 봅니다.
    기자) 이제 마무리할 시간입니다. 북한에서 VOA를 듣는 분들을 포함한 세계인들에게, ‘언론 자유’와 ‘양성평등’에 관해 어떤 말을 해주시겠습니까?
    사이어) 그 두 가지 사안에 우리가 꾸준하게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론 자유가 위협받으면, 그 사회의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지거든요. 그리고 여성과 남성이 서로 손잡고 발전하는 사회가 되려면, 먼저 양성에게 동등한 대우가 보장돼야 합니다. 언론 자유와 양성평등 모두 세계적으로 볼 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해요. 세계인 모두가 완전한 자유와 평등을 누릴 때까지 함께 싸워야 한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언론 자유와 양성평등, 두 가지 영역에서 동시에 노력하는 여성 언론인들을 만나보는 ‘여성 언론인 대담’, 오늘은 제이미 사이어 음식 전문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지금까지 오종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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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자유’와 ‘양성 평등’, 민주사회가 추구해야할 중요한 가치들입니다. 이 두가지 영역에서 동시에 싸우는 사람들, 바로 여성 언론인들입니다. 이들의 생생한 경험을 여러분과 나눕니다.